429화. 주청(奏請) (2)
불당 밖을 지키고 있던 아낙은 남궁옥을 보자마자 황급히 예를 표했다.
“아가씨께서 큰부인을 뵙고자 하십니다.”
서향이 앞으로 나와 붉은 봉투를 주며 말했다.
“부디 큰부인께 고해 주십시오.”
아낙은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이며, 봉투를 받은 후에 말했다.
“지금 바로 들어가 고하고 오겠습니다. 큰아가씨,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낙은 빠른 걸음으로 소불당 안으로 들어갔다. 불당 안에선 향이 타며 생기는 연기가 자욱이 피어올랐다. 조씨는 손에 염주를 들고 불상 앞에 꿇고 앉아 불경을 외고 있었다.
“큰부인, 큰아가씨께서 뵙고자하십니다.”
아낙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돌려보내거라.”
조씨는 눈도 뜨지 않고 쌀쌀맞게 말했다.
“그리고 내게는 딸이 없다고 전하거라.”
조씨는 남궁옥이 독단적으로 배원진에게 반드시 시집가겠다고 고집 피우던 일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다. 그동안 자신의 아들과 딸을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워냈더니, 그 결과가 이렇단 말인가. 하지만 그 누구도 조씨의 심정을 알아주지 않았다.
아낙도 더는 조씨를 설득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조씨가 남궁옥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완곡하게 돌려서 전달했다.
‘역시 어머니는 아직도 날 원망하고 계시는구나…….’
순간 남궁옥은 눈빛이 암담해지더니, 힘이 빠진 듯 잠시 휘청거렸다.
“아가씨…….”
서향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남궁옥을 쳐다봤다.
이내 남궁옥은 천천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절 보고 싶지 않아 하시니, 밖에서라도 절을 올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남궁옥이 연속으로 세 번 절을 올렸다.
“어머니,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부디 보중하세요!”
이때, 소식을 들은 남궁성이 급히 소불당을 찾아왔다. 그러고는 복잡한 시선으로 소불당 쪽을 쳐다봤다.
‘어머니도 참,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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