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화. 유언비어 (2)
황후가 미소를 머금고 황제의 기분을 맞춰 주었다.
“폐하께서 정해 주시는 혼사는 하늘이 내려준 좋은 인연과도 같지요. 월이와 혁이를 보세요. 둘이 얼마나 잘 어울립니까.”
기분이 좋아진 황제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역시 짐은 안목이 있는 것 같소.”
황제는 갑자기 다른 생각이 떠올라 조금 아쉽다는 듯 말했다.
“짐은 원래 군이랑 일희가 나이도 엇비슷해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소. 하지만 군이가 서자라 참으로 아쉽소. 서자가 아니었다면, 짐이 직접 두 아이의 혼사를 주관해 줬을 터인데.”
안타깝게도 대유는 적출과 서출의 경계가 분명했다. 그래서 황제는 두 아이를 맺어 주고 싶어도 황후와 은국공부의 체면을 생각해야 했다.
‘군이와 일희라…….’
황제의 말에 깜짝 놀란 황후의 눈빛이 조금 암담해졌다. 확실히 군이는 일희에게 어울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예전과 상황이 좀 달라졌다. 장일희는 역병 때문에 원기가 상했고, 임 신의조차 훗날 후사를 보기 어려울 거라고 했다. 귀족이든 평민이든, 여인에겐 후사가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황후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
“폐하, 폐하께서 황자들과 백이를 비롯한 조카들에게 배필을 골라 주신다고 하시니, 차라리 신첩이 작은 연회라도 열어 규수들을 궁으로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백 소저도 부르지요. 신첩이 명단을 적어 폐하께 보여드리겠습니다.”
“백 소저도 말이오?”
황제가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황후, 이 일은 황후에게 맡기겠소.”
황제는 다시 잠깐 생각하다가 한마디 더 덧붙였다.
“그리고 남궁부의 큰소저는 명단에 올리지 마시오.”
그 말에 황후는 놀라서 조금 멍해졌다. 황제가 갑자기 남궁옥을 언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자 황제가 황후의 얼굴에 깃든 의아함을 읽고 설명했다.
“오늘 아침 조회가 끝나고 남궁시랑이 어서방으로 짐을 찾아왔는데, 남궁시랑의 장녀는 이미 건안백 세자와 약혼했다고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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