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화. 졸중(卒中) (2)
말을 마친 임씨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늘 온화하던 그녀의 눈빛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매우 날카로웠다.
“만약 내 명령을 어기고 모두의 마음을 선동하며, 부 안에서 위아래 할 것 없이 모두 불안에 떨게 만드는 자가 있다면, 그 즉시 끌어내 곤장 스무 대를 치고 팔아 넘기도록 해라. 만약 너희들의 노마님 쪽까지 시끄러워지게 방치해 두면, 내 필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들은 집사 어멈들은 속으로 바들바들 떨었다. 저번에 셋째 아가씨께서 부인과 함께 나타나 위세를 부리신 뒤부터, 집사 어멈들은 평소 온화하고 선량하던 둘째 부인을 감히 얕볼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엔 둘째 부인에게선 엄격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늘 이렇게 단단히 모진 마음을 먹고 엄하게 구시는 걸 보니, 둘째 부인은 큰부인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큰부인을 생각한 집사 어멈들의 가슴 속에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서로 뒤섞였다. 옛말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과연 틀린 말이 아니었다.
부 안에서는 표면상 큰부인이 심신 수양을 하러 원각사에 간 걸로 알려져 있었으나, 다들 큰부인이 무언가 큰 잘못을 해서 그리 되었다는 걸 은연중 알고 있었다.
큰부인마저 잘못하셔서 이런 벌까지 받게 되셨으니, 남궁부 하인들은 자신들이 잘못하면 어떤 벌을 받을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집사 어멈들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고 두려워서 벌벌 떨었다.
집사 어멈들은 연이어 가슴을 탕탕 치며 반드시 수하들을 잘 단속하고, 마음대로 혀를 못 놀리게 하겠다고 임씨에게 약속했다. 만약 누군가 통제에 반한다면, 주인들께 고하지도 않고 그 즉시 주인들 앞에 끌고 오겠다고도 했다.
자신의 말을 제대로 새겨듣는 어멈들의 모습을 보자, 임씨는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됐다. 별일 없는 자들은 가서 일 보거라.”
“예, 둘째 부인.”
집사 어멈들은 예를 표한 뒤 우르르 화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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