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화. 괴로움 (1)
이윽고 마지막 은침이 뽑히자, 소경평의 몸에 갑자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엄청난 아픔이 밀려왔다. 소경평은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큰 아픔을 느끼다, 돌연 온몸이 몹시 가려워졌다. 마치 무수히 많은 작은 벌레들이 몸속에서 기어 다니는 것만 같았다.
소경평은 손으로 피부를 할퀴어서라도, 몸속에 기어 다니고 있는 벌레들을 당장이라도 모조리 꺼내고 싶었다.
“워, 월아……!”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소경평은 벌써부터 참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애원했다.
“내가 잘못했다. 나도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그런 것이다. 사실 선평후부에는 처음부터 내가 설 자리가 없었단다. 세자께서 내게 네 오라버니를 데려오라고 강요했다. 만약 거기서 내가 거절했다면, 난 아마 맞아 죽었을지도 몰라……. 월아, 난 정말 억울하다!”
“종고모님.”
남궁월은 소경평의 목덜미에 놓았던 은침을 가장 마지막으로 빼며 말했다.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제가 종고모님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하시는 거예요?”
그 은침이 뽑히자, 뻣뻣하게 굳어 있던 소경평은 마침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소경평은 몸을 바로 세우고 당장이라도 남궁월의 뺨을 세차게 내려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아까보다 열배나 되는 고통이 소경평의 몸을 엄습했다. 소경평은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바닥에 쓰러진 다음, 데굴데굴 굴렀다. 덕분에 계속해서 그녀는 탁자나 의자다리 등 집기에 몸을 부딪치고 말았다.
“내 이리 부탁하마, 월아.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어!”
소경평은 안쓰러울 정도로 도움을 구걸했다.
“소경평, 네가 알아서 잘 처리해 보거라.”
남궁월이 싸늘하게 그녀를 쳐다봤다.
“네 목숨 따윈 필요도 없다. 다만 살지도 죽지도 못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느끼게 해 주마. 그리고…….”
눈빛을 번쩍 빛낸 남궁월이 곧 살기를 가득 뿜어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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