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화. 남색가 (4)
한편 수운루 밖에선 여형의 호위 야일(夜一)이 어쩔 수 없이 밤새도록 수운루 밖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수운루 안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진한 지분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와 몇 번이나 재채기를 해댔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수운루의 간판을 쳐다보고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하필이면 후작 나리께 목숨을 빚져서 이게 무슨 꼴이람.’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결연히 마음먹고, 알록달록하게 치장된 수운루 안으로 들어섰다.
여형처럼 남색을 좋아하는 자들에겐 수운루가 기방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내들이 보기에 이 수운루는 그야말로 무서운 지옥이자 악마들의 소굴이었다. 연지와 분을 바른 모습으로 교태를 떠는 사내들을 본 일반 사내들은 삼일 밤낮을 내리 악몽만 꿔댔다.
“나리, 어째 좀 처음 뵙는 분이신 듯합니다…….”
얼굴에 새하얀 분을 바른, 서른이 넘어 보이는 사내 하나가 좌우로 허리를 살랑거리며 야일에게 다가왔다. 그가 수운루의 포주인 것 같았다.
야일이 빠르게 검을 뽑아 그를 막으며 냉정하게 말했다.
“난 선평후부 사람이다. 여 세자를 만나러 왔다.”
포주가 아쉽다는 듯 야일의 얼굴을 관찰하더니, 눈치 빠르게 몸을 돌리고 말했다.
“나리, 여 세자께서는 이층에 계십니다. 소인을 따라오십시오.”
야일은 검집에 검을 집어넣고 묵묵히 그를 따라갔다.
향락에 빠져 있는 인파들을 지나 포주를 따라가니, 야일은 마침내 여형이 대절한 이층의 방 안으로 들어가 공손하게 예를 표했다.
“세자를 뵙습니다.”
“야일! 여긴 왜 왔느냐?”
여형이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일이 있으면 나중에 부에 가서 말하거라. 지금은 미인들과 노느라 바쁘다. 방해하지 말고 나가거라!”
그러자 여형의 품에 안겨 있던 두 소년이 웃으면서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살짝 두드리며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여형은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유흥에 젖은 여형은 야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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