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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5화. 협박 (2)

1525화. 협박 (2)

가볍게 차를 한 모금 마신 3공주가 미묘하게 웃으면서 소비를 흘겨보고 냉소하면서 빈정거렸다.

“본 공주는 그래도 소 큰소저가 난초처럼 고결한 광풍제월(光風霽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명예를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더구나. 진남왕부도 참 대단하지. 어떻게 그런 악행을 숨겨 줄 수가 있는지!”

소비는 3공주의 말에 격노하지 않았다. 어머니 소방 씨가 천인공노할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 일 때문에 어머니는 큰 대가를 치르고 세상을 등지셨다.

소비는 소방 씨의 딸이니, 어머니가 저지른 일을 수습해야만 했다. 이건 그녀 자신뿐만이 아니라, 진남왕부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진남왕부 삼대가 피를 흘려가며 지금껏 남강을 지켜왔는데, 어머니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모욕당해서는 안 됐다.

그래서 소비도 3공주를 만나러 이곳에 온 것이었다.

“3공주마마.”

소비는 가까이 걸어와 우선 3공주에게 살짝 예를 올린 다음, 그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맑고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의 눈을 직시했다.

“그런 말씀을 하시려고 저를 부른 건 아니시겠지요.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바로 하세요.”

3공주는 소비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갑자기 목구멍이 탁 막히고 이마의 핏줄이 꿈틀거렸다.

‘소비, 이 계집은 진짜로 밉상이구나. 남에게 약점을 잡혔으면, 알아서 순순히 기면서 용서해 달라고 부탁해야 맞는 거 아닌가? 이런 도리조차 모르다니. 이참에 이 계집에게 똑똑히 알려 줘야겠어!’

매서운 눈초리로 소비를 노려본 3공주가 심호흡을 한번 하고 음침한 기운을 뿜어대며 협박했다.

“소 큰소저, 네 어미가 저질렀던 남세스러운 일을 온 남강 사람들이 다 알게 하고 싶지 않다면, 본 공주에게 말대꾸하지 말고 순순히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게다.”

여전히 눈 한번 깜빡 않고 3공주를 쳐다보고 있던 소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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