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간파하다
‘내가 언제 이렇게 되길 바랐다는 거야?’
소경평은 대경실색했다. 만약 둘째 오라버니를 향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면, 소경평도 이 혼사를 달갑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남궁목에 비하면, 선평후 세자는 그의 손가락 하나도 따라갈 수 없었다. 소경평은 세차게 고개를 저어대며 부인했다.
“고모, 정말 그런 거 아니에요……. 평이는 정말 시집가기 싫어요.”
“그만하거라.”
소씨는 짜증이 나, 더는 그녀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손을 휘휘 저어대며 말했다.
“좀 피곤하구나. 너도 그만 돌아가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거라.”
소경평은 얼이 빠진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고모가 분명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고모는 그녀가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싶어, 그날 일부러 호수에 빠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경평은 정말 그럴 의도가 없었다. 지금 그녀의 마음에는 오직 둘째 오라버니 한 사람뿐인데, 어찌 지조 없이 그런 행동을 하겠는가?
소경평이 그녀의 말에 다시 반박하려 하자, 소씨의 큰 여종 동아가 곧바로 다가와 그녀를 향해 살짝 무릎을 굽히며 말했다.
“소씨 아가씨, 소인이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이리로 오십시오.”
“고모…….”
“평아, 적당히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좀 배우는 게 좋겠구나.”
소씨의 목소리는 아주 온화해서, 마치 진심으로 손아랫사람을 사랑해 소경평이 알아듣게끔 타이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소경평은 그 말에 담긴 음산하고도 차가운 기운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이내 소경평은 몸서리를 쳤다. 그녀는 소씨가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손을 움직여 손수건을 돌돌 말아댔다. 감정이 폭발할 것만 같았지만, 소경평은 억지로 참아냈다.
오랫동안 계모의 밑에서 살다 보니, 소경평은 고분고분한 모습으로 울분을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법을 일찍이 배웠었다. 이윽고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신 후에 몸을 틀어, 소씨를 향해 나긋나긋하게 살짝 예를 표했다.
“고모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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