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3화. 증인
영양 대장공주의 뒤에 있던 병사들이 포권하고 명을 받든 뒤, 한능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세 병사는 같이 합심하여 손쉽게 한능관을 붙잡았다.
“이것 놓지 못하겠느냐!”
대경실색한 한능관이 발버둥을 쳤지만, 두 병사가 그의 양쪽에서 양팔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러자 신하들도 술렁거리면서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들 모두 갑작스러운 전개에 충격을 받았다. 대장공주가 어째서 순군왕에게 손을 쓰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이때, 공부상서가 앞으로 한 발짝 나와 성난 목소리로 질문했다.
“대장공주마마,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러시는 겁니까? 지금 반역을 하시겠다는 뜻인지요?”
우르르르르!
이때, 먼발치에서 또 다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에서 일어난 소란 때문에 수십 명의 어림군이 온 것이었다. 어림군까지 오니 현장은 더욱 어수선해졌다.
그러나 한능관은 오히려 마음이 좀 놓였다. 어림군이 있는 한, 아무리 영양 대장공주라도 궁 안에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생각을 하지 못할 터였다.
이때 치방(*値房: 고위 관리들이 황제를 접견, 소견할 때 기다리는 곳)에 있던 수보 정동양과 예부상서 등 다른 대신들도 소식을 듣고 이쪽으로 달려왔다.
한능관은 다급히 어림군들을 향해 외쳤다.
“이 총령! 어서, 어서 본왕을 구해주거라! 고모할머니께서 반역을 저지르려 하고 계신다. 당장 체포하거라!”
어림군 총령 이성(李星)은 영양 대장공주를 쳐다봤다가 다시 병사들에게 제압당한 한능관을 쳐다보곤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어림군은 오로지 황제의 명에만 따르는 이들이었다. 영양 대장공주가 진짜로 반역을 꾀했대도 어림군이 알아서 대응할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장공주는 순군왕을 제압만 하고 있을 뿐, 그 외 다른 행동은 하고 있지 않았다.
이성은 손짓을 하면서 어림군에게 경계 태세를 갖추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러고는 예의 있는 태도로 영양 대장공주에게 포권하고 말했다.
“대장공주마마, 어이하여 순군왕을 붙잡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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