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7화. 번왕
다음 날 아침, 평양후가 보낸 그 밀서는 아침 조회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조정 대신들은 각자 이 소식으로 떠들어댔다.
그들 중 누구도 진남왕부가 감히 이런 짓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다들 머리를 맞대고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들과 떨어져서 서 있던 형부상서 곡묵과 이부상서 이항은 빠르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이어서 곡묵이 앞으로 나오면서 이치를 들어가며 제 뜻을 밝혔다.
“폐하, 진남왕은 신하의 도리를 지키지 않고 오만하게 날뛰고 있으며, 조정도 안중에 두지 않는 자이옵니다. 그러니 이 일은 가만히 넘어가선 안 됩니다. 남강을 정벌하시어 일벌백계하셔야 하셔야 마땅한 줄 압니다.”
“곡 대인 말씀이 옳습니다.”
이부좌시랑 전 대인이 얼른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진남왕 휘하에는 이십만 대군이 있으나, 계속 전쟁을 치렀기 때문에 병력손실도 크고 민생도 불안정할 겁니다.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속은 텅 빈 것과 다름없으니, 실제로도 일격에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폐하, 군대를 거느린 번왕이 자기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건 큰 화난이옵니다!”
그의 격앙된 목소리가 한 차례 이어지자, 여러 대신들도 저마다 생각에 잠겼다.
곡 대인과 전 대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진남왕부는 노진남왕 때부터 지금의 세자까지 몇십 년간 혁혁한 정공을 세운 집안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세운 공은 너무 커서 황제의 지위에도 지금까지 위협이 됐다. 다들 번왕의 지위가 더 강해진 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원래 조정에는 남쪽 지역을 정벌할 이유가 없었다. 세간 사람에게서 황제가 제위에 오르니 공을 세운 사람을 토사구팽한다는 말을 들을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진남왕부는 감히 흠차를 연금하는 오만한 행실을 보이고 있었고, 이는 분명히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진남왕을 번왕에서 폐하고, 남강을 조정에 귀속해야 대유 강산을 튼튼하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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