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3화]
번외 8: 객잔에서의 살인사건 (6)
정 부인의 고집스럽고 깊은 눈을 마주한 남궁월이 단숨에 말을 쭉 내뱉었다.
“유 오작은 정 나리가 죽은 지 한 시진도 안 됐다고 했어요. 그러나 정 나리의 사망 시간은 알아냈지만, 정 나리가 목매단 시간은 못 알아냈지요. 이번 살인사건을 풀 수 있는 열쇠는 언제 깨졌는지 모를 그 다구에 있어요. 아니, 어쩌면 다구 안에 들어 있던 찻물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죠. 찻주전자와 찻잔을 깨뜨린 건, 그 현장에 찻물을 뿌려 흔적을 덮어 버리기 위함일 테니까요.
오늘 아침, 당신은 일 층으로 내려와 아침을 먹기 전에 미리 정 나리에게 약을 써서 기절시켰어요. 그런 다음 여종이랑 같이 합심해 그의 두 다리는 의자를 밟게 하고, 목은 대들보에 맸죠. 그때까진 정 나리도 죽지 않은 상태였어요.
당신은 살인 혐의를 받지 않으려고, 일부러 의자 밑에 얼음을 깔아 놨어요. 그러고 나서 여종과 같이 방을 떠났죠. 곧이어 얼음 옆에 있는 화로가 얼음을 빠르게 녹이자, 정 나리의 발밑에 있던 의자가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넘어졌어요. 그 때문에 자연스레 정 나리도 목에 묶인 밧줄 때문에 죽고 말았고요…….
당신들이 묵은 방에는 이렇게나 복잡한 수가 배치되어 있었어요. 남들은 그리 할 수 없지만, 정 부인 당신만 유일하게 그럴 수 있죠. 내 말이 맞죠?”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지면서 남궁월은 재차 정 부인과 두 눈을 마주했다.
그러자 이번엔 정 부인이 황급히 시선을 피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고개를 들며 말했다.
“임 부인은 참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시네요. 잊지 마세요. 종 부인이 죽었을 당시, 전 계속 제 방에서만 있고 밖에 나오지 않았단 사실을요. 이건 마 부인이 증명해 주실 수…….”
“입술연지.”
남궁월이 돌연 네 글자를 툭 내뱉자, 정 부인의 말이 뚝 끊겼다. 놀라서 눈빛이 흔들린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궁월을 쳐다봤다.
이내 남궁월이 미소 짓고 계속 이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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