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0화]
번외 8: 객잔에서의 살인사건 (3)
반 시진 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목이버섯대추탕이 나왔다.
손님들이 달달한 탕을 마시기 시작하자마자, 바깥에서 떠들썩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말 울음소리 등이 들려왔다.
인기척도 없는 새벽이라 그런지 그 소리는 유난히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모두들 손에 들고 있던 남색 꽃무늬가 그려진 백자기 그릇과 숟가락을 내려놓고 객잔 문 앞을 쳐다봤다.
아직 잘 보이지는 않지만, 도착한 사람들이 관아 사람들이리라는 짐작이 갔다.
문밖으로 아직도 끝없이 비를 내리는 희뿌연 하늘이 보였다. 하늘 색을 보아하니, 곧 묘시(*卯時: 오전 5시~7시)쯤 될 것 같았다.
잠시 후, 어수선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사의를 걸친 열 몇 명의 사람들이 몸에 물기를 머금고 기세등등하게 문턱을 넘어왔다.
그들이 사의를 벗자, 똑같은 양식의 청색 옷과 모자가 드러났다. 그들은 바로 관아에서 온 관차들이었다.
홀쭉이 점소이는 오작(*仵作: 검시관) 차림의 중년 사내와 같이 관차들 뒤에 서 있었다.
주인장이 얼른 그들을 맞이하러 앞으로 나가, 가장 앞에 서 있는 중년 거한에게 포권하고 말했다.
“하(何) 반두, 한밤중에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와 인사말을 할 마음이 없던 하 반두가 정색한 얼굴로 직접적으로 말했다.
“우선 오작과 시체를 확인해 봐야겠으니, 시체가 있는 방으로 안내하시오…….”
그들은 문 밖을 지킬 포쾌(*捕快: 죄인을 잡는 하급 관리)만 두 명 남겨 둔 채, 계단을 쿵쿵쿵 올라갔다.
이렇게 되자, 손님들도 흰목이버섯대추탕을 먹을 마음이 사라져 계단 쪽을 쳐다봤다.
하지만 소혁과 남궁월은 달랐다.
“아월, 왜 안 먹어? 이 흰목이탕은 먹기 싫어?”
소혁이 남궁월을 바라보며 배려 깊게 물었다.
“뭐가 먹고 싶어? 내가 직접 주방에 가서 호박죽이라도 끓여 오라고 할까?”
그의 간단한 몇 마디 말에 다른 손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혁 부부에게 집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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