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6화]
번외 6: 달라진 소비 (3)
소비는 더욱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엄숙한 얼굴로 백훼를 보며 물었다.
“큰 오라버니는 지금 어디 계시느냐?”
기왕 천 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황도에 왔으니, 최대한 빨리 소혁과 소방 씨 사이의 오해를 풀어, 소방 씨에게 왕비 고명을 되찾아 주어야 했다.
그리고 남궁월을 설득할 방법도 찾아야만 했다. 그녀는 부디 남궁월이 ‘가화만사성’의 도리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내 백훼가 옅게 미소 짓고 예절 바르게 대답했다.
“큰아가씨께 아룁니다. 세자는 최근 며칠 동안 자리를 비우고 계십니다.”
소비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 큰 오라버니가 일부러 자신을 피하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녀는 아직도 더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지금은 이곳은 경조부였다.
주인 앞에서 손님이 큰소리를 내는 건 좋지 않았기에, 그녀는 묻고 싶은 질문을 꾹 참고 다시 유 부인에게 말했다.
“유 부인, 환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감사라니요, 그런 말씀 마셔요.”
유 부인은 더욱 사근사근하게 웃었다. 그녀는 얼른 소비를 보내 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잠시 후, 검은색으로 옻칠된 평지붕 마차가 천천히 경조부 대문 앞을 떠났다.
문 뒤에 서 있던 유 부인은 마차가 떠나는 걸 보고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며 속으로 탄식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이런 일까지 우리 경조부가 해야 되냐고! 황도에서 가장 어려운 직책을 맡은 사람은 아마 우리 상공이실 거야!’
검은 평지붕 마차는 소비를 태우고 황도 거리를 질주했다. 마차는 목적지가 분명하게 진남왕부로 향했고, 점점 더 속도를 내며 달려갔다.
이때, 소비는 오로지 이제부터 소혁과 남궁월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하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녀는 이번에 황도에 와서 지내게 되는 몇 달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깊은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며, 자신의 명운이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