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3화]
번외 4: 어느 날의 소욱 (2)
“아버지, 어머니.”
소욱이 만면 가득 웃음을 짓고 부모님 앞으로 달려가 흥분해서 말했다.
“오늘 오전에 의부께서 절 데리고 군영에 가 주셨어요!”
소욱은 매일 정오에 공부를 마치고 나면, 벽소당으로 돌아와 남궁월에게 가서 오늘은 관어백에게 무엇을 배웠는지 알려 주곤 했었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말해 주는 걸 깜빡해서, 아까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로 남궁월을 찾아 달려온 것이었다.
이어서 작은 서재에는 소욱의 목소리만 들렸다. 소욱은 오늘 군영에서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했다.
그에 더해 가끔씩 남궁월과 소혁이 대꾸해 주는 소리도 났다.
침까지 튀어 가며 열심히 이야기를 하던 소욱이 이채로 반짝이는 눈으로 마지막에 이리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그래서 의부가 보름 뒤에 다시 절 데리고 군영에 데려가, 오늘 봤던 신병들의 변화한 모습을 보여 주신다고 했어요.”
소혁은 드디어 소욱의 이야기가 끝난 듯하자, 이제는 그만 물러가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장과 위가 꿈틀거리는 소리가 방 안에 크게 울렸다.
꼬르륵-.
소욱은 정신이 멍해졌다가 뒤늦게야 그 소리가 자기 배 속에서 난 소리임을 알게 됐다.
그는 자신의 납작한 배를 문지르면서 불쌍한 표정으로 남궁월을 보고 말했다.
“어머니, 저 배고파요!”
남궁월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욱아, 아직 저녁 안 먹었지? 내 지금 바로 주방에 말해 버섯고기죽을 만들어 오라고 하마…….”
“역시 어머니가 최고예요!”
소욱은 너무 좋아서 뛰어들어 남궁월의 볼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췄다. 하지만 더욱 어두운 색으로 변한 아버지의 얼굴은 미처 보지 못했다.
잠시 후, 화미가 따뜻한 죽이 담긴 커다란 그릇을 가지고 들어왔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맛있는 냄새가 작은 서재에 퍼지자 자연스레 구미가 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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