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가장 중요한 것
남원 서가(家)에서 서사 일행의 동강 행을 준비하느라 한창 바쁠 때, 동양의 연가(家)에서는 이공자가 평지풍파(*平地風波:뜻밖의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태를 어렵고 시끄럽게 만듦)를 일으키는 중이었다.
집을 떠나기 전, 아버지와 쌓인 게 있었기에 연릉은 먼저 어머니에게 모든 일을 말했다. 소국공부인 동 씨는 아들을 몹시 아끼는 사람이었는데, 연릉이 계속해서 좋은 이야기만 하자 속으로 생각했다.
‘두 집안의 지위도 맞고, 두 아이가 나이도 비슷하고 성격도 어울리는 것 같으니 다른 데서 찾기 힘든 인연 아닌가?’
그렇게 아들과 이야기를 마친 동 씨는 본인은 허락한다고 하고, 아버지에게도 말해 보겠다고 했다.
그날 밤 부부가 잠자리에 들 무렵 소국공은 침상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동 씨는 그의 기분이 괜찮은 걸 보고 입을 열었다.
소국공은 서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했다.
“그 얘긴 승이에게 들었소. 생각 좀 해 봅시다.”
“뭘 생각해 본다는 거예요?”
동 씨가 추궁하듯 물었다.
“서씨 집안에 무슨 흠이라도 있나요?”
소국공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씨 가문이야 나쁠 것 없소. 다만 그 셋째 여식은 좀…….”
순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소국공 부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
“릉이에게 듣기론 그 소저는 용기도 있고, 머리도 좋아서 둘이 잘 맞을 것 같던데요? 혹시 릉이가 잘못 본 건가요?”
“그렇진 않소.”
소국공은 책을 내려놓고 천천히 서씨 집안의 내부 사정을 설명하고 끝에 덧붙였다.
“……그러니 그 셋째 여식이 용감하고 똑똑하지만, 계속 아들 노릇을 하려고 들 테니 곤란한 면이 있다는 거요.”
남편의 말을 조용히 듣던 소국공 부인이 빙그레 웃었다.
“제가 보기엔 곤란한 건, 그 소저가 아니고 당신과 승이네요.”
“부인…….”
소국공 부인이 따져 물었다.
“서씨 가문 첫째 여식이 괜찮다는 건 그 소저가 장녀라서 나중에 남원이 통째로 넘어올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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