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화. 밤바람
옹성의 수비군은 모두 세 장수가 지휘했다.
두명이 궁궐의 친위대를 맡았고, 나머지 둘은 각각 성벽을 지켰다. 두명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부하들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것이지만, 나머지 두 장수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들과는 친하다고는 할 수 없었고, 오히려 오자경이 그를 중용한 것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서은은 그 둘은 제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오자경이 옹성까지 데려온 자들이면 나름 가까운 수하들일 것이다. 두명이야 특이한 사례였고 미리 설득할 방법을 준비했지만, 나머지 둘은 쉽지 않을 터였다.
지금은 두명이 이끄는 친위대에만 의존하고 있기에 싸움이 벌어지면 중과부적(*衆寡不敵:적은 수로는 많은 수를 이기지 못함)이었다. 현 상황에서 조금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었다.
두명은 부하들을 재정비하러 갔고, 위균도 함께 갔다.
연릉이 다가와 물었다.
“나머지 두 장수는 궁으로 불러들여 죽일 생각이에요?”
서은은 고개를 끄덕인 뒤 반문했다.
“나쁜 생각 같아요?”
연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막 세안을 마친 그의 두 눈은 물기가 남은 듯 반짝였다.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길에 서은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돌렸다.
“가서 좀 쉬세요. 다들 준비를 끝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난 괜찮아요.”
연릉이 거절하자 그녀도 더 권하지 않았다.
벌써 삼경(*三更:23시~1시)이 지나 밤바람이 차가웠다.
서은은 여름옷에 얇은 피풍만 걸치고 있었기에 자기도 모르게 두 팔을 쓰다듬었다.
“여기요!”
목소리에 돌아보니 연릉이 매화떡 하나를 내밀고 있었다.
그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까 제대로 먹지 못했잖아요. 배고플걸요?”
서은은 잠깐 멈칫했지만 결국 받아 쥐었다. 놀랍게도 아직 따뜻했다.
“방금 주방에 부탁해서 구워 온 거예요.”
그녀의 생각을 눈치챈 듯 연릉이 설명했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