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만찬
밖에 나와 보니 연릉의 옷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지만, 옷감이 너무 좋은 게 탈이었다. 아무리 봐도 시종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많을 때는 대충 티가 덜 났지만 둘만 있으면 한눈에도 주종 같지 않았다.
연길이 나가서 옷들을 한 보따리 사 왔다.
연릉은 이것저것 걸쳐 보았지만 하나같이 탐탁지 않았다.
그때 그 꼴을 두고 볼 수만은 없던 위균이 끼어들었다.
“문제는 옷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세 사람의 눈이 어미 새를 쫓는 아기새의 그것처럼 위균에게 쏠렸다.
쏠리는 시선에 거북해진 위균은 괜히 성질을 부렸다.
“왜요! 아무래도 이대로 두면 산통이 깨질 것 같아 그럽니다!”
서은이 허심탄회하게 도움을 청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위균은 품에 물건 하나를 꺼내면서 누가 들을세라 소곤소곤 말했다.
“연 공자의 기생오라비 같은 얼굴로는 뭘 입어도 티가 납니다. 일단 피부가 너무 하얘요. 옷이랑은 상관없죠.”
그는 손에 쥔 자기 병을 연길에게 건넸다.
“이건 황 의원이 준 가루약입니다. 지난번에 대인도 한 번 쓰셨죠. 물에 섞어 얼굴에 바르면 됩니다.”
연릉이 고개를 끄덕이자 연길이 냉큼 물을 가지러 갔다.
“잠깐 계십쇼.”
위균은 자기 방으로 달려갔다.
잠시 후 연길은 물에 섞은 가루약을 가지고 왔고, 위균은 자기 옷을 보따리에 싸 들고 왔다.
“연 공자는 저와 몸집이 비슷하니, 치수는 얼추 맞을 겁니다. 몸이 날렵해 보이니, 시종으로 변장해 봐야 이상할 겁니다. 차라리 호위로 변장하는 게 낫죠. 자, 한번 입어 보십시오.”
연릉은 옷을 갈아입고 얼굴에는 가루약을 발랐다.
오, 역시 그럴싸해졌다.
얼굴에 누렇게 변하자 이목구비도 그렇게 잘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호위의 복색으로 차려입자 무인의 기질이 두드러지면서 확실히 어색함이 사라졌다.
“됐네요!”
서은이 결정했다.
“여긴 정리하고 슬슬 나갈 준비를 하죠.”
* * *
서은이 옷을 다 갖춰 입었을 때 궁에서 나온 사자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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