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처벌
사자(使者)는 단 장군 일행을 데리고 본채에 들어섰다.
잠시 후, 계경의 처참한 고함이 들렸다.
“이게 무슨 짓이오! 지금 감히 대인께 손을 쓰겠다는 것이오?”
이미 본채를 장악한 수하들을 보며 사자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대왕께서 남원자사 서환에게 옹성에 출두하라고 명을 내리셨다! 아무리 환자라고 해도 수레에 실어 가면 그만!”
그때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살 하나가 날아들었다.
“대인, 조심하십시오!”
사자는 뭔가 훅 날아드는 느낌에 자기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퍽!
순간 머리 위의 관모(官帽)가 날아가 버렸다.
“삼소저!”
계경이 소리쳤다.
“오시면 안 됩니다. 여긴 위험합니다!”
사자가 돌아보니 손에 석궁을 든 서은이 보였다.
‘곱게 자란 어린 소녀가 이 무슨……. 헉! 화살이 남았잖아!’
“계 총관! 내가 구해 줄게요.”
서은은 다시 석궁을 들고 화살을 쐈다.
사자는 놀라 달아나려 했다.
슉——!
화살이 그의 머리보다 한참 위를 지나가 버렸다.
‘어라? 말도 안 되는 곳으로 날아가다니 아까는 그냥 운이었나?’
고개를 돌린 사자의 눈에는 악을 지르는 서은이 보였다.
“안 맞잖아! 움직이지 마!”
‘나는 계속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화살은 엉뚱한 수풀 속으로 날아갔고.’
그제서야 사자는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하긴 규방에서 곱게 자란 대갓집 소저가 석궁을 제대로 다룰 리가 있나.’
“나, 난…….”
당황해서 남은 화살을 함부로 다 쏴 버린 서은이 왁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계경이 소리쳤다.
“삼소저, 도망가십시오! 어서!”
서은은 그제야 꿈에서 깬 듯 돌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단 장군이 부하들에게 쫓으라고 명하는데 사자가 멈춰 세웠다.
“이곳을 장악하는 게 중요하오. 저 계집은 내가 잡아 오리다.”
단 장군은 그가 색욕이 동해 나선 것을 눈치챘지만 덕분에 공을 세우게 생겼으니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다.
“그쪽은 대인께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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