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화. 야습
견디기 힘든 추운 겨울밤, 포위망 외곽에서 번을 서는 강북군 병사들은 한데 모여 불을 쬐고 있었다.
“날씨도 참, 언제쯤 돼야 따뜻해지려나?”
병사 하나가 연신 불 앞에서 손을 비비며 불평했다.
다른 병사가 눈을 모로 뜨며 말을 받아쳤다.
“겨우 십이월인데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거야? 이월은 되어야 한기가 조금 가시지.”
그 말을 들은 또 다른 병사가 아무 말 없이 한숨을 쉬었다.
“우리도 힘들지만, 저놈들은 더 힘들 거야.”
동료가 위로하듯 말했다.
“그나마 우리는 숫자도 많고 보급도 넉넉한 편이지. 추운 건 어쩔 수 없지만, 놈들은 어떻겠어? 어딘가에 웅크린 채 덜덜 떨면서 나무껍질이나 씹고 있을걸?”
그 말을 듣고 있던 누군가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런데 그놈들 정말 물자가 없는 거 맞아? 벌써 보름이 지났는데도 아직 아무런 기척도 없잖아? 배고프고 추우면 도망 나오는 놈들이 있을 텐데. 행군하면서 식량을 넉넉히 챙기지는 않았을 테고 말이야…….”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맞는 말이었다. 보통 행군할 때는 건량을 사흘 치, 많아야 이레 치 정도 가지고 다닌다. 설마 말을 죽여서 먹으면서 버티는 건가?
“식량이 떨어졌어도 나중에 온 놈들이 더 챙겨 오지 않았겠소.”
누군가 끼어들었다.
“어쩌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오.”
옆 사람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만만치 않은 놈들일 거야. 그 연릉을 따르는 놈들이니…….”
연릉의 명성은 강북군들 사이에서도 드높았다. 우주(虞州)에서의 전투가 끝난 뒤 진국공 연릉의 이름을 듣고 부들부들 떨지 않았던 적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연릉을 어찌 쉽게 처치할 수 있겠는가?
잠자코 있던 화장(火長)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걸 보고 황급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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