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화. 늦은 귀가
몸을 돌려 나간 서은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소만이 내온 피풍만 걸친 채로 소왕부를 나섰다.
왕부의 시위들은 그녀보다 한발 먼저 출발해 있었다. 서은이 성문에 도착했을 때는 미리 준비된 한 개 영의 금군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은은 합류하여 금군을 이끌고 서문을 빠져나와 말을 타고 달렸고, 길에서 소왕비가 파견한 왕부의 시위들을 만나 함께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찾다 자시(*子時: 23~1시)가 다 되었을 때, 마차 한 대가 서산 기슭에 나타났다. 마차를 호위하던 시위들이 연이어 늘어선 불을 보고 경계하는 기색으로 연달아 큰 소리로 물었다.
“그대들은 어느 영 소속이오? 영부를 받고 출진한 것이오? 여기서 뭘 하는 거요?”
“나다.”
말을 채찍질하여 앞으로 나선 서은이 머리에 덮어쓰고 있던 두건을 벗었다.
“시숙을 왕부로 모시러 왔다.”
그녀의 모습을 똑똑히 본 왕부 시위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차를 향해 아뢰었다.
“세자, 영안군주께서 오셨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 누군가가 휘장을 걷어 올렸다. 연승이었다. 그는 안색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은 듯했다.
“제매 오셨소? 아무래도 내가 늦어서 다들 걱정한 모양이오.”
서은이 대답했다.
“시숙께 무슨 일이 생겨 귀가가 늦는 줄 알고 어머님이 저를 보내셨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연승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괜찮소. 돌아가서 얘기하는 게 좋겠소.”
연승은 다시 마차에 올라탔고, 일행은 금군의 호위를 받으며 성으로 돌아갔다.
서은은 말을 타고 마차와 동행했다. 그런데 마차에서 희미하게 작은 목소리가 들렸는데 분명 여자 목소리였다. 이에 듣자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떻게 된 거지? 두명한테 쫓아가라고 했는데, 설마 류희아가 계획을 성공시켰단 말인가?’
소왕부에 도착하자 소식을 들은 소왕비와 사 씨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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