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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화. 바라는 것

218화. 바라는 것

점심을 다 먹은 다음 현비는 산책을 하자며 앞장섰다. 그리고 만나고자 했던 이유를 꺼냈다.

“세자의 정혼자가 제군 사씨의 장녀라고 했던가?”

“네.”

현비는 천천히 복도를 지나며 말했다.

“본궁은 그 아이를 본 적이 없지만, 예법에 바르고 인품이 어질고 덕이 있다고 들었네. 세자의 좋은 짝이 될 것 같구나.”

연승이 웃으며 대답했다.

“신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자는 그녀를 본 적이 있는가?”

현비가 고개를 슬쩍 돌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연승을 보며 물었다.

“네.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 그녀를 봤던 날을 떠올리자 연승의 눈매가 부드러워졌다.

“훌륭한 규수입니다. 신이 보기에 부족한 점이 없습니다.”

현비는 연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마음에 들었다고 하니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된 거지. 혼인은 부모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지만, 그래도 본인의 뜻에도 맞아야 하는 법이다. 세자가 이렇게 뛰어나니, 본궁은 세자가 훌륭한 규수와 짝이 되어 행복하기를 바라네.”

연승은 감사를 표하면서도 속으로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릉이가 아닌데 어찌 나 하나의 행복만 바라겠는가? 장남으로서 내 감정에 신경 쓰기보다는 소국공부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부터 고려해야 했어.’

“사 소저에게 줄 하사품은 내가 골라 두었으니 세자는 마음에 드는지 직접 살펴보는 것이 좋겠구나.”

“마마께 폐를 끼쳐 송구스럽습니다.”

현비는 빙긋 웃은 다음 연승을 편전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준비된 하사품을 본 연승은 순간 멍해졌다.

보통 황실에서 신하의 혼례에 내리는 하사품은 사실 평범한 물건으로, 가치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의미가 중요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세 상자에 담긴 건 하나같이 값진 것들이었으며 또 법도에도 잘 맞는 물건들이었다. 정성을 다해 고른 것이 분명했다.

연승은 문득 제 어머니와 현비의 친분을 떠올렸다. 두 사람의 친분이 아니라면 어찌 이렇게까지 신경을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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