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내막
방에서 나와 은밀하게 숨겨진 문을 통과하면, 바로 이웃한 곳에 다관이 있었다. 서은은 다관 뒷문으로 나가서 골목을 크게 돌고 나서야 비로소 큰 거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그녀는 마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정말이지 미행하는 사람이 늘어난 이후로 행동에 제약이 너무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느는 건 탄식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점점 더 손이 묶일 것 같으니, 단번에 일을 해결해야겠다.
서은은 몇 번의 탐색 끝에 지금 자신을 감시하는 자들이 단왕의 수하라는 걸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씨 집안이 나서서 자신을 동궁에 들여보내려 했다. 즉, 서은은 지금 동시에 두 적을 상대하는 셈이었다.
그럼, 이제 단왕과 여씨 집안의 관계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저를 보내 주세요.”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던 서은은 갑자기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용기 내 입을 연 상아가 보였다.
“소저, 아까 두 분이 하신 말씀 다 들었어요.”
상아는 긴장되면서도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여 대장군과 단왕의 관계를 알아내려면, 설 소저부터 손을 쓰는 게 좋아요. 그 일은 다른 사람이 하기에도 힘들잖아요.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해요.”
서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물었다.
“아주 위험한 일이야. 네 사형이 동의하겠어?”
상아가 살짝 격앙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동안 사형은 이보다 백 배는 더 위험한 일들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병 때문에 사형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다 나았으니 사형에게만 위험한 일을 시킬 수는 없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강조했다.
“저도 할 수 있는 일 많습니다.”
그녀의 진심이 전해져왔다. 그렇지만 상아는 아직 혼자 임무를 맡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시칠을 호출했다.
서은에게 상아의 생각을 전해 들은 시칠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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