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살아있다
한편, 하류(下流)에는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이미 옷을 갈아입은 연릉이 뱃머리에 앉아 있었다. 연릉은 물에 젖은 머리를 연길에게 내맡긴 채로 슬쩍 선실 쪽을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본 연길이 참지 못하고 찬물을 끼얹었다.
“공자님, 아무리 훔쳐봐도 안 보입니다.”
“누가 훔쳐봤다고 그러느냐?”
연릉은 시선을 돌리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냥 걱정돼서 본 거다. 아직 여름도 아닌데 물속에 오래 있었으니 혹시 감기라도 걸렸을까 봐.”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선실의 휘장이 올라갔다. 그에 연릉은 더는 떠들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나온 사람은 상아였다. 그녀가 연길에게 물었다.
“생강탕은 다 됐나요?”
연길이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 됐어요! 사공 아주머니, 어서 생강탕 좀 가져다주시오!”
“네! 네!”
상아가 생강탕을 들고 선실로 돌아갔다. 곧 안에서 주종 세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저, 생강탕 좀 드세요.”
서은은 가볍게 대답하고 따뜻한 생강탕을 마셨다.
“매워.”
“매워야 한기를 쫓아낼 수 있죠. 어서 드세요.”
“알았어.”
밖에서는 연길이 연릉에게 생강탕을 내밀었다.
“공자님도 좀 드세요.”
연릉은 휘장이 쳐진 선실을 응시한 채로 생강탕을 입에 부었다가, 너무 뜨거운 나머지 바로 뱉었다.
“이 녀석아! 이렇게 뜨거운데 왜 말도 안 해 줬어?”
연길은 어이가 없었다.
“다 큰 사람이……. 만져 보면 뜨거운 거 몰라요?”
어이가 없었다. 어릴 때부터 군영에서 자란 공자님이 언제부터 저리 연약한 분이 되었나 싶었다.
연릉은 할 말이 없었기에 잠시 딴청을 피우며 생강탕을 후후 불었다.
연릉이 생강탕을 다 마시고 연길이에게 그릇을 넘기자, 휘장이 다시 젖혀졌다. 이번에는 서은이 밖으로 나왔다.
그녀도 아직 머리카락이 다 마르지 않아 풀고 있었는데, 촉촉한 눈동자와 연분홍빛의 뺨이 어우러져 더욱 청아해 보였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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