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좋은 변화
궁녀가 덕비에게 찻물을 올리며 말했다.
“마마, 저녁이 준비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드시겠습니까, 아니면 숨 좀 돌리고 드시겠습니까?”
“입맛이 없구나. 나중에 먹자.”
궁녀는 화장을 지운 덕비의 지친 얼굴을 보며 분개했다.
“마마, 왜 확실하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마마께서 하신 일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덕비가 천천히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어떻게 말을 하란 말이냐? 증거는 있느냐?”
“하지만 폐하께서도 증거가 없으시지요! 그런데 어찌하여 마마께서 하신 것이라 여기신단 말입니까?”
덕비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폐하께서도 본궁이 했다고는 대놓고 말씀하시진 않으셨다. 그저 의심하셨을 뿐이지.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의심이 가장 무섭더구나. 내가 무얼 하든 폐하께서 의심하시면 그게 사실이 될 테니 말이다.”
궁녀는 덕비를 모신 지 오래되었다.
황제의 지난 행적을 생각해 보니, 과연 덕비의 말이 맞았다. 폐하는 줄곧 편파적이었다. 오직 황후만이 폐하와 젊은 시절 부부의 연을 맺은 조강지처로 폐하의 진정한 존중을 받았다. 그 외의 여인들은 그저 미색으로 폐하의 총애를 받을 뿐이었다.
젊었을 때 가장 총애를 받았던 건 숙비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총애 받는 비빈이 생겼다. 그녀 자신이 모시는 덕비는 항상 참고 양보해야 했다.
고개를 숙이고 차를 마시던 덕비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동궁은 다 깨끗하게 청소된 것이냐?”
궁녀는 그녀가 무엇을 묻는지 알고 조용히 대답했다.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 몇 명은 신중해서 우리와 연락을 잘 주고받지 않은 덕입니다.”
덕비가 안심하고 말했다.
“허리가 아프구나. 좀 누르거라.”
“네.”
그녀는 침상에 기대앉은 덕비의 허리를 안마하면서도 머릿속에는 계속 이번 일이 맴돌았다.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마마, 이번 일은 숙비가 꾸민 짓일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서두르는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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