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화. 한 쌍은 필요 없어
“정이가 잃어버릴까 봐 계집종에게 맡겼는데, 어리석은 계집들이 밖에 들고 나갔다가 안 가져온 모양이구나. 네가 아니었으면 다른 사람이 주워다 팔아먹어도 모를 뻔했어.”
장 씨가 황금 구슬을 가져가려 손을 뻗었다.
그러자 강소심이 외려 구슬을 손에 꼭 움켜쥐며 말했다.
“어머님 잠시만요. 우선, 이 향낭이 누구 것인지 보시겠어요?”
장 씨는 기분이 불쾌해졌다.
‘이게 어찌 된 일이람, 지금 며느리가 날 추궁하는 것인가?’
고작 계집종일 뿐인데, 구정이 춘귀원 시녀를 건드렸으면 또 어떤가. 기껏해야 구정에게 춘귀원 계집을 시첩으로 들이라 하면 되는 일인데, 자신이 왜 며느리의 눈치를 봐야 한단 말인가?
“며늘아가, 그게 무슨 말이니? 정이가 노는 걸 좋아하고, 풍류를 즐긴다는 거 너도 알잖니. 애가 아직 어려서 그런 거니까, 몇 년만 지나면 얌전해질 거야. 정이가 네 계집종을 건드려서 화를 내는 거라면 얼마든지 받아주마. 한데 고작 그런 일로 물고 늘어지는 건 도가 지나치지 않니?”
“어머님 전 억울해요. 서방님이 어리석은 계집들을 흠모하는 거라면, 저도 계집들이 복을 타고났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 향낭은…….”
강소심의 시녀들은 그녀의 친정어머니가 공들여 선발한 계집들로 하나같이 유능하고 착실했지만, 절대 어여쁜 외모는 아니었다.
그녀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장 씨가 다급히 향낭을 들춰보았다. 세밀하고 정교한 자수는 꽤 낯이 익었다.
비익조와 병체련(*幷蔕連: 한 줄기에 핀 한 쌍의 연꽃으로, 화목한 부부를 상징한다), 그리고 물가에 우거진 쑥까지.
황급히 애행을 부른 장 씨가 안방에서 가져온 새 베갯잇을 살펴보았다. 비익조는 없었지만, 연꽃과 쑥이 향낭에 새겨진 자수와 판에 박은 듯 똑같았다.
철딱서니 없는 애행이 옆에서 말했다.
“큰마님, 이거 애련 언니의 향낭 같은데요?”
장 씨는 마치 머리에 벼락을 맞은 듯 넋을 잃었다. 조용히 입을 뻥긋대던 그녀는 온몸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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