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최고의 탐관 (6)
“대인? 대인?”
주문이 밖에서 찻간을 두드리며 대나무 발을 젖히고 소리쳤다.
“주문 선생, 이제 와 후회돼서 대인을 다시 업어가려는 건 아니죠?”
원징의 오른편에 앉은 묵자가 말했다.
그러자 주문이 매서운 눈길을 묵자에게 보내더니,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원징에게 말했다.
“대인, 이대로 가시면, 그럼…… 저는…….”
횡설수설 말을 늘어놓는 주문의 눈빛은 파르르 떨렸다.
“주문.”
원징의 자세는 어제와 똑같았다. 등을 기대고 앉은 그는 산발이 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이목구비와 표정을 구분할 수가 없었다.
“네, 네.”
주문이 황급히 대답했다.
“오랜 시간 나를 따랐으니, 나의 인품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네. 내가 무사히 배에 오른다면, 주옥기는 자네의 것이야.”
원징의 목소리는 어제보다 더 쇠약해져 있었다.
“대인의 일언은 중천금이니, 감히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명의를 바꾸는 게…….”
사람이 없으면, 말은 증거가 되지 못했다.
“달포 후에, 내가 사람을 통해 토지 계약서와 관아에서 발행한 점포 명의 이전 관인(官印)을 보낼 걸세. 그 위에는 모두 자네의 이름이 적혀 있을 거야. 그 후로 자네와 나는 아무런 관계가 아니니, 자네 마음대로 해도 좋네.”
원징이 찢어져 핏기를 머금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
“묵 형, 폐를 끼쳐 미안하게 됐소. 이만 출발하죠.”
“감사합니다, 대인!”
주문은 입이 찢어질 듯이 기뻐하며 대나무 발을 내려놓았다.
동시에 문 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너무하다고?”
중얼거리던 묵자가 차가운 웃음을 흘리더니 말했다.
“원 대인께서는 그간 믿음직하지 못한 사람과 일하신 것 같습니다.”
“당신이 틀렸소. 내가 믿음직하지 못한 사람과 일하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탈옥한 신세요. 주문은 뼛속까지 선량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익을 위해서라면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 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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