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3화. 잉어의 전설
“묵 형, 백오십오 바퀴째입니다.”
취어가 숫자를 보고하고는 다리와 손을 모두 멈췄다.
“저도 막 백번이 됐어요. 나침반은 쏠리지 않았으니 벽에서부터 아직 십오 장(3m)가량 남았어요.”
정확한 수치를 얻기 위해 돈정으로 원징의 저택을 수차례 드나들었기에, 묵자는 신중했지만 긴장하지 않았다.
묵자는 원징과 명년에게 자세하게 당부했다.
“저와 취어가 곧 공기구멍을 막을 겁니다. 구멍을 일단 막으면 공기가 아주 귀하게 돼요. 순조로우면 우리를 맞이하는 배가 올 때까지 네 명 다 견딜 수 있을 거예요. 만약 안 된다고 해도 상관은 없어요. 우린 배를 버리고 헤엄을 칠 거니까요. 저와 취어는 수영 실력이 좋으니 각자 두 사람을 한 명씩 데리고 갈 거예요. 수군에게 붙잡히면 재수가 없는 거긴 하지만, 어쨌든 숨 막혀 죽는 거보단 나으니까요. 다시 말해 우리 쪽 사람을 만날 확률도 절반은 있다는 소리예요.”
벽을 지나면 당연히 연꽃으로 위장한 채로는 지나갈 수가 없다. 게다가 담 밖에는 배가 있는데 떠다니는 연꽃대는 분명 사람들의 의심을 사게 될 것이다.
그래서 묵자는 마지막으로 아주 가벼운 대나무 관과 움직이는 이음매를 이용해서 담벼락의 마찰력을 이용해 위장한 것과 대나무 관이 쉽게 떨어지도록 했다. 공기구멍을 막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돈정은 이중구조라서 안쪽 판을 밀어서 꽉 조이면 물이 들어올 수가 없었다.
묵자는 재빨리 배가 저항을 받는 것을 느꼈다. 돈정이 맹렬하게 힘을 쓸 수가 없게 되자 발과 손이 순간적으로 가벼워지기 시작할 때까지 세 번 노를 굴린 다음, 한 번은 물러나는 방식을 썼다. 이 방법을 쓴 묵자는 곧 원징의 저택을 빠져나왔다는 것을 알았다.
잠수하여 원징의 저택에 들어가기 전, 묵자는 이미 두 척의 순찰선이 어디 있는지 봐두었다. 배의 크기는 크지 않았다. 단일 선실에 돛이 하나이고 뱃머리가 뾰족한 형태의 배 각각에는 15명이 타고 있었고 흘수도는 약 1장 2척(*약 3.6m)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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