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화. 네 여동생이 아니야
금은은 두록이 꽃을 잘 심는 데다 명품 모란을 갖고 있고, 거기다가 그 새언니의 백화선자 어쩌고 하는 말을 듣고는 두록을 사서 꽃 장인으로 삼으려 했다. 두록은 원래 죽어도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새언니가 양어머니를 빌미로 협박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러겠다고 한 것이다.
두록은 어릴 때부터 좀 냉랭한 말투였지만, 묵자는 두록이 지금까지 겪은 일을 듣고는 소름이 끼쳤다. 목소리는 도망칠 때 병에 걸려 잠겨버렸다고 했다. 이마에는 여전히 호두알만 한 분홍색 자국이 남아있었는데 분명 그 악질 토호가 몽둥이로 내리친 것이리라.
금은이 비록 두록에게 좋은 남편을 찾아주겠다고 했고 흉터도 안 남을 것이라고 했지만, 앞으로 10년간의 월급은 약값으로 먼저 지급된 상태였다.
두록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는 그 일은 다 잊으려는 듯이 묵자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
“언니, 난 언니가 죽은 줄만 알았어. 양어머니가 날 친딸처럼 대해주셔서 그분께 효도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난 사는 것도 재미가 없었을 거야.”
“두록아, 내가 말했었잖아. 죽는 것보다는 억지로라도 사는 게 나은 거야. 죽는 건 겁쟁이들이 하는 행동이야. 살아야만 희망이 있지. 기억해. 어느 날 내가 정말로 없어지더라도 넌 쭉 살아남아야 한다. 죽는 것으로 도망치면 안 돼.”
묵자는 비록 현대인의 의식을 두록에게 강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두록은 모든 일에 있어서 묵자를 기준으로 두고 있었다. 그렇기에 두록의 생각과 행동은 이미 전통적인 여인의 범위를 넘어서 있었다. 묵자는 자신이 본보기로서 나쁘지 않았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일 년 넘게 못 본 사이 어떻게 두록은 내게 사는 게 재미없다고 말을 하는 것일까?’
“언니, 나도 기억해. 하지만 말은 쉬워도 실천은 정말 어려운 거야.”
물 위에 피어난 연꽃 같은 두록의 얼굴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한 미소가 번졌지만, 그 표정은 이내 기쁜 기색으로 바뀌었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는지 언니는 무사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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