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화. 봄
씁쓸한 웃음을 띤 온봉이 아버지를 다시 말리려고 하는데 온여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네 열째 숙부를 만나 보거라.”
종제인 온여귀와 임 씨가 의절할 때, 온여생은 약속과 달리 온여귀 편을 들어 주지 않았다. 그 뒤로 온여생은 온여귀가 찾아와 따질까 봐, 줄곧 온여귀를 피해 다녔다. 그러다가 작년에 온청이 실종된 일로 떠들썩했을 때는 온봉이 소식을 듣고 먼저 연락한 후 돈도 좀 보냈다. 그때 온여귀 일가의 새로운 거처도 알게 되었다.
“열째 숙부를 만나 보라고요?”
온봉은 조금 놀랐다.
자신이 열째 숙부댁에 돈을 보냈다고 말했을 때, 아버지는 한참을 구시렁거리며 앞으로는 왕래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던 분이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 먼저 열째 숙부를 만나 보라고 하시는 거지?
사실 그도 처음에는 열째 숙부가 저지른 일 때문에 그를 멀리했다. 하지만 지난번에 숙부네 형편이 어려워진 것을 보고, 도움을 받았던 고마움과 같은 핏줄이라는 정을 생각해서 도움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극구 말리는 바람에 그 뒤로 왕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아버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자 의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생각을 바꿔 잘됐다는 생각에 쇄은 몇 냥을 챙겨서 숙부네로 갔다.
온평은 감히 옛 주인을 만날 엄두를 내지 못해, 온봉은 온평 대신 시동 하나를 대동했다.
주종 두 사람이 온여귀가 사는 집골목 어귀에 이르렀을 때였다. 둘은 이웃들이 쑥덕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쯧쯧, 원래 큰 벼슬아치였다고 하던데 죽을 때 관을 살 돈도 없어 멍석에 말아서 일을 치렀어.”
“뭐 어쩌겠어? 집안 꼴이 저러니 말이야.”
“저 집 아들은 팔다리도 멀쩡하고 글도 읽을 줄 알잖아? 일가족 건사하려고 맘만 먹으면 아무 문제 없을 텐데, 쯧쯧.”
“그건 저 집 사정을 몰라서 하는 소리야. 이건 인과응보라고…….”
온봉은 걸음을 재촉하여 숙부네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잠겨 있지 않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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