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화. 배웠다
방 안이 갑자기 더워지는 것 같았다.
기삭은 무슨 말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배고프죠? 뭐 좀 더 먹을래요?”
임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배 안 고파요. 아까 팥죽이랑 앵두 먹었어요.”
“앵두 달았어요?”
“달더라고요.”
이 말을 꺼내면서 임유는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기삭은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의 웃음보다 더 달콤한 것은 없을 것 같았다.
“피곤하죠?”
“네.”
무릎 위에 올려놓은 임유의 손이 부드러운 옷깃을 꽉 쥐었다.
이제 잘 시간인 것 같은데. 아삭도 어젯밤에…… 그 그림책을 봤겠지?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어제 본 그림들이 스쳐 지나가자 임유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럼 일찍 쉬어요.”
옆에 있던 남자는 손을 들어 붉은 휘장을 내린 다음 그녀를 안아 침상에 눕혔다. 널찍한 침상은 두 사람이 누우니 좁아 보였다.
임유는 휘장 꼭대기의 황금 고리를 노려보며 의아한 생각에 빠졌다. 그냥 이렇게 자는 거야?
그녀가 고개를 살짝 돌리자 그윽한 눈동자와 시선이 부딪혔다.
“아삭?”
“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원래 임유는 수줍어하고 긴장했지만, 옆에 누운 남자는 그녀보다 더 긴장한 듯 나무 말뚝처럼 뻣뻣했다.
그녀는 갑자기 긴장이 풀리더니 심지어 그를 놀리고 싶은 여유까지 생겼다.
“아삭, 혹시 그거 봤어요?”
“어떤 거요?”
임유는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입술에는 웃음기가 물들었다.
“혼인하기 전에는 다 보잖아요. 설마 못 본 거예요? 그래서…….”
그녀가 뒷말이 채 끝내기도 전에 상대방의 입술에 말문이 막혔다.
그는 몸을 뒤집으며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받치고 그녀 위에 올라갔다.
임유는 전혀 예상도 못 한 채 그 하늘이 캄캄하게 변하는 입맞춤이 끝나고 나서야…… 아니, 입맞춤이 끝나지 않았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