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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화. 태자비

180화. 태자비

작은 소란에 많은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다가, 양왕이 떠나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 떠들어 댔다.

“폐태자께서 저리 미치셨을 줄은 몰랐구먼. 이토록 고운 아가씨한테 요괴라고 난리를 피우시다니…….”

“저분은 미치신 게 아니오!”

구경꾼들이 쑥덕거리는 가운데 누군가의 감격스러워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온여생은 입술이 떨렸다. 마침내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내가 아무리 유아가 요괴라고 해도 아들인 봉이조차 믿지 않았는데…….

“왜 그리 생각합니까?”

누군가가 물었다.

바로 이때, 임유의 시선이 우연히 그들이 있는 쪽을 향했다.

온여생은 등줄기가 뻣뻣해지는 느낌에 웃음기를 감췄다.

“아니, 난……. 그냥 한 소리요…….”

“입이 뚫렸다고 그냥 아무 말이나 했단 말이오?”

헛소리를 저리 당당하게 하는 법이 어디 있어!

“난 또 무슨 소리인가 했네. 괜히 놀랐잖아.”

무슨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있나 싶었던 사람들은 투덜댔다.

자신을 탓하는 분위기에 놀란 온여생은 황망히 달아났다.

“아가씨, 저기 계신 분 팔노야 같은데요?”

보주는 뒤도 안 돌아보고 허겁지겁 멀어지는 온여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보면 볼수록 닮았다고 생각했다.

임유는 빙긋 웃었다.

“향료 가게로 가자.”

한편 온여생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친 듯 관아로 달려가 온봉을 불러냈다.

“아버지, 무슨 일로 찾으셨어요?”

잰걸음으로 관아에서 나온 온봉은 표정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처음 도성에 와서 과거를 볼 때의 젊은이와는 많이 달라 보였다.

요즘 들어 온봉은 모든 일이 순탄했다.

위왕은 태자가 되었고, 양철은 새 태자가 매우 아끼는 측근이 되었다. 양철과 친분이 깊은 온봉 무리도 자연스럽게 새 태자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졌으니 자연히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했다.

온여생은 좌우로 살피더니 온봉을 구석으로 끌고 간 다음에야 작은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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