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화. 야반도주
“소부인,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백훼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궁인들이 독을 타려 한다는 걸 알면서도 앞으로 며칠 동안을 매일매일 두려움에 떨며 지내야 하는 걸까?
‘어떡하지?’
제완 또한 저 많은 사람 중 대체 누가 그녀에게 독을 쓰려 했는지 알고 싶었다. 독으로 그녀를 죽이지 못했으니, 더 강력한 다른 수단을 동원하려 하는 건 아닐까?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죽을 순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영문도 모른 채 그냥 이렇게 죽고 싶진 않다는 것이었다.
“가서 채비 좀 해줘. 우리 여길 떠나자.”
제완이 목소리를 한껏 낮추며 백훼에게 말했다.
뢰 태감이 황제의 명을 받아 그녀를 죽이러 온 건지 어떤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안전을 고려한다면, 그녀는 절대 이대로 계속 뢰 태감 일행과 함께 경도로 돌아갈 수 없었다.
주인과 하인 두 명이 음식들을 모두 엎어버리자, 궁녀들 몇몇이 들어와서는 그릇들과 젓가락을 치웠다. 제완은 그녀들에게 내일 다시 오라고 명했다.
* * *
두 사람은 방안에서 밤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바깥에 어둠이 깔리고 인적이 드물어졌다. 제완과 백훼는 젊은 사내로 변장한 뒤 최대한 발걸음 소리를 죽이며 밖으로 나갔다.
궁인들이 이미 그녀들이 중독되어 죽었다고 여기고 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밖을 지키고 선 사람이 없었다.
“소부인, 석 씨가 후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백훼가 속삭이며 말했다. 두 사람은 이미 석 씨에게 한밤중, 역참 후문에 마차를 대기시켜 놓고 자신들을 기다리라고 했다.
혹시라도 사전에 그녀들의 계획이 노출될까 봐 조언옥이 보낸 암위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오늘 밤 달빛은 드넓은 대지에 흰 사(紗)를 한층 뒤덮어 놓은 듯 매우 새하얬다. 상쾌하고도 시원한 여름밤의 바람에 주변의 나뭇잎들이 ‘솨아, 솨아’ 하며 잔잔히 흔들렸다. 그런 와중, 두 개의 가느다란 그림자가 밤의 어둠을 틈타 후문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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