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화. 함께 가다
그들의 마차는 제부의 골목을 떠났다. 조부와 제부 사이의 거리가 멀지 않아, 반 시진(*1시간)도 안 되어 도착할 수 있었다. 제완은 우선은 관가 약방에 들른 다음, 사동에게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자고 명했다. 조부에 도착하기 직전, 흑색의 자단목 마차가 골목에서 제완 일행을 막아섰다.
“누구의 마차인데, 이리 길을 막는 것이냐!”
말을 몰던 사동이 소리쳤다.
이내 옷깃과 소매에 어두운 색 실로 박쥐를 수 놓은 하늘색 비단 장포를 입은 한 사내가 마차에서 내렸다. 예리한 눈매에 눈동자는 별이 박힌 듯했으며, 얼굴은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사내는 온몸에서 타고날 때부터 가진 듯한 고귀한 기개를 뿜어내고 있었다. 현재의 태자 전하가 아니면, 누가 이럴 수 있겠는가.
제완은 태자 전하도 알아보지 못하냐며 사동에게 호통을 치고는 마차 안에서 육황자를 향해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태자 전하.”
육황자는 사납게 굳은 얼굴로 제완의 마차 끌채 곁으로 걸어와서는, 차갑고도 매서운 눈으로 제완을 쳐다봤다.
“남쪽 변경에 가느냐?”
‘이 일이 이렇게 빨리 육황자의 귀에까지 들어갔다고?’
제완은 살짝 놀랐지만, 얼굴에는 전혀 티를 내지 않은 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셋째 숙부께서 중상을 입으셨다고 하여 제가 가보려 합니다.”
“군 내에도 의원이 있다. 폐하께서 특별히 태의 두 명까지 파견을 보내시기로 하셨고. 여리디여린 여인인 네가 그런 곳엔 무엇을 하러 간다는 말이냐? 가는 길만도 아득히 먼 곳인데,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야?”
육황자는 최대한 노기를 참고 있는 듯한 어투였다. 그는 제완이 남쪽 변경으로 향한다는 걸 알게 되자, 주체하지 못하고 끝내 그녀를 찾아왔다.
‘거기가 어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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