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화. 보아(寶兒)
서재에 있던 조병덕은 며느리가 이제 곧 출산할 것 같다는 소식을 듣자, 보고 있던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일어나 서재를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그의 첫 번째 손자…… 아니면 손녀가 아닌가?
만약 손자라면, 장자이자 적손이 되어 조가를 잇게 될 것이고, 만약 손녀라면……. 조병덕은 히죽 웃었다. 피부가 하얗고 보들보들한 손녀가 나중에 귀여운 목소리로 ‘할아버지’라고 부르겠지…….
“여봐라, 가서 며늘아기가 출산했는지 한 번 알아보고 오너라.”
시녀를 불러 명을 내리는 조병덕의 말투에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가득 녹아 있었다.
* * *
조 부인은 제완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진통이 있을 때 힘주고, 괜찮을 때는 심호흡 해. 그래야 힘 낭비를 안 할 테니까.”
“부인, 양수가 터졌습니다.”
산파가 말했다.
“완아, 이제 곧 나오겠다.”
조 부인은 제완의 손을 더 꼭 잡았다. 조금 전 그녀가 자궁 입구를 만져 봤을 때 이미 5센티 정도가 열려있었다. 지금 양수가 터졌다면, 적어도 7센티는 됐을 것이다.
‘너무 아파!’
제완은 소리를 질렀다.
“너무 아파요!”
“괜찮아, 괜찮아. 심호흡하고.”
조 부인은 제완과 대화하며 그녀의 정신을 딴 데로 돌리려고 했다.
“언옥이 그놈은 지금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네. 분명히 온종일 딸을 갖고 싶다는 생각뿐이겠지. 만약에 아들이면 걔는 정말이지 아주 섭섭해 죽으려 할 거야.”
하지만 제완이 어디 여기에 답을 할 정신이 있겠는가? 그녀는 정말이지 너무나 아팠다. 예전에 여인이 아이를 낳는 고통은 온몸의 뼈가 다 벌어져 다시 맞추는 듯한 느낌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그 느낌을 몸소 느끼고 있었다. 온몸의 뼈들이 전부 엄청난 힘을 받는 듯했다.
‘아가야, 빨리 나와줘……. 조언옥, 이 나쁜 놈!’
제완은 너무 아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만약 조언옥이 지금 여기 있었다면, 그녀는 몇 번이고 콱 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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