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화. 독수(毒手)
눈 깜짝할 새에 연말이 됐다.
제여의 다친 다리는 벌써 거의 다 나았고, 또 그녀는 노태야에게 호되게 혼이 난 이후 행동을 많이 삼가고 있었다. 더는 오영과 함께 자주 양군유를 찾아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친정집에서 돌아온 왕 씨와 양군유 사이에 남몰래 다리를 놔주며, 두 사람이 가까이 지내게 했다. 이 일로 이후 왕 씨는 이노야에게 들입다 욕을 먹었다.
제여를 제가에 남겨놓는 건 그야말로 화의 근원을 내버려 두는 것과 진배없는 일이었다.
제여는 만일 황제가 제가와 사황자가 가까이 왕래한다고 오해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폭풍이 몰아칠지 전혀 몰랐다. 제가에서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은 제완과 제 노태야 뿐이었다. 제여는 그저 제가가 사황자와 모용가에게 모두 밉보였으니, 제정광이 개처럼 사황자에게 의탁한다면 제가가 커다란 수모를 당할 게 틀림없다는 생각 정도만 하고 일을 벌이는 것이었다.
제여 같은 사람은, 간단한 말 몇 마디만으로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에게 다리가 있어도 움직이지 못하게,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제완은 제여에게 아무런 호감이 없었다. 또 자애로운 마음을 지니거나, 물러터진 마음을 지닌 사람인 것도 아니기에, 독하게 손을 써야 할 때는 주저하지 않았다.
* * *
시간은 또 쏜살같이 흘러 새해가 됐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제완은 오영과 마주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니라, 매번 공교롭게도 스치듯 만나지 못했다.
듣자 하니, 오영은 양군유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을 뿐 아니라, 모용 귀비 또한 그녀를 매우 좋아하는 듯했다.
정월 초이튿날에는 여식들이 친정집에 가는 풍습이 있었다. 그래서 제완은 이날 아침 일찍 조언옥과 함께 이미 제부에 도착해 있었다. 제완의 배는 벌써 살짝 불러 있었고, 허리 치수 또한 좀 더 커졌다. 얼굴은 옥과도 같이 윤기가 흐르고 만질만질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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