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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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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Chs

85화. 말을 들으면 약을 줄게 (1)

85화. 말을 들으면 약을 줄게 (1)

유표설은 당염원의 담담한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낮게 드리웠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오랫동안 세상 사람들에게 추앙받으며 길러 온 교만함을 바로잡았고, 어떤 것들은 가지려 해서 안 되고 마음속으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 아가씨, 이 모든 것은 표설이 잠시 눈이 멀었던 탓이니, 당 아가씨께 용서를 빌겠습니다.”

유표설이 용서를 구하는 태도는 진실하고 간절했으며 거짓은 하나도 없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하물며 그녀 같은 절색의 여인은 어릴 때부터 관심받고 추앙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다.

“무은소주와 당 아가씨는 모두 뛰어난 인물들이며 실로 천생연분인 한 쌍입니다. 표설이 그만 잘난 체를 하면서 이런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당 아가씨께서 때리면 맞고, 욕하면 들을 테니 부디 방금 하셨던 말을 철회하시고 표설의 목숨은 살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직 저 때문에 이렇게 귀중한 천품 단약을 낭비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진심이 담긴 유표설의 말에서는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뜻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그러자 당염원이 물었다.

“아직도 고홍의 여인이 되고 싶나요?”

“아니요.”

유표설은 방금까지 이번 생을 통틀어 가장 큰 위기를 겪었다. 그렇기에 사릉고홍에 대한 마음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지워 낼 수 있었다. 사내를 얻으려 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그러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고 싶지는 않았다.

당염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유표설을 쳐다보았다. 진지한 그녀의 모습은 마치 자신의 간식을 지키는 아이 같았다.

“꿈도 꾸지 마세요!”

당염원을 향해 끝없는 두려움을 품고 있던 유표설은 이때 당염원이 내보인 표정에 마음을 살짝 떨었다. 이내 유표설이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표설은 다시는 무은소주를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요!”

당염원은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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