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화. 늙은 괴물을 혼쭐내다 (4)
당염원은 조용히 강별유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강별유에게 영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주었다. 특히 그를 슬쩍 쓸어내리는 사릉고홍의 눈동자는 그로 하여금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심연으로 떨어지는 착각에 빠지도록 만들기까지 했다.
“좋아.”
강별유가 막 뭐라고 말하려 할 때 당염원이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강별유가 온몸의 긴장을 풀었다. 당염원 일행 두 사람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싸늘하면서도 득의양양했다. 이렇게 바로 타협한다고? 나랑 싸우기에 너희들은 너무 어려.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꼬마는 강가에서 아주 재밌게 놀고 있으니까요. 꼬마를 보고 싶으시면 오늘 밤에 제가 사람을 시켜 영상통화를 걸게 하죠. 그때 실컷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잠시 말을 멈추었던 강별유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전 당신들에게 잔꾀는 부리지 말라고 충고하겠어요. 그렇게 되면 선조님을 불쾌하게 할 겁니다. 선조께서 당신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하는 건 사소한 문제지만 꼬마에게 뜻밖의 재난이 생기는 건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지요.”
강별유가 말을 마쳤지만 당염원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당염원이 너무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문득 온몸이 기쁨으로 가득 차서 발걸음까지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구름 위를 걷듯 사뿐하게 돌아서 자리를 떠났다.
일전에 당염원 때문에 화가 나서 내출혈이 일어날 뻔했던 일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번에는 마침내 그가 그녀를 화나게 할 차례가 되었다. 속이 좁은 늙은 괴물은 이 사실이 더없이 상쾌했다.
“멍청이.”
산뜻하게 날린 목소리는 강별유의 귓가까지 살랑살랑 날아갔다. 그의 가볍던 발걸음이 휘청이며 하마터면 땅에 넘어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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