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화. 자연의 이치가 용납할 수 없는 요괴 (3)
사람들이 사릉고홍의 손에 순식간에 죽임을 당하자 뒤에서 달려오던 마인들은 더는 다가가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보거나 오자진 일행과 마찬가지로 땅 위에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그들이 볼 수 있는 건 희미한 형체뿐이었다. 도겁의 장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거의 천지를 뒤흔들 만한 천둥소리가 울렸다. 천겁이 완성되어 위험한 순간이 시작된 것이다.
산꼭대기에 선 당염원은 천겁 안에 갇혀 있었다. 그녀의 온몸을 맴돌고 있는 힘은 계속해서 강해졌고, 짧은 시간 안에 그녀의 수련 경지는 이미 중기에 이르렀다.
당염원이 내계에서 만허등 요괴덩굴을 꺼냈다. 그리고 막 애교를 부리려 하던 덩굴을 토닥이며 말했다.
“먹을 준비해.”
천겁의 공포는 사람을 멸할 재앙인 동시에 사람을 단련하는 근본이기도 했다.
만허등 요괴덩굴을 밖으로 꺼낸 것은 천겁에게 타격을 입히려는 것이기도 했고 덩굴이 천겁 안에서 먹이를 찾게 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질긴 줄기를 흔들고 있는 만허등 요괴덩굴은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들떠 보였다.
성찬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찬이야!
태어난 후로 지금까지 덩굴은 세 번의 성찬을 즐겼다.
첫 번째는 당염원이 원영기의 천겁을 겪을 때였고 다른 한 번은 흑혼산맥에 허영들의 성찬이 펼쳐졌을 때였다. 그리고 나머지 한 번은 당염원이 합체기를 돌파할 때였다.
녹등은 자신이 정말로 행복한 덩굴이라고 생각했다.
성장함에 따라 그의 지능 역시 점점 높아져 갔고, 이 덕분에 자연스레 이해하게 되는 것들도 많아졌다.
그는 자신의 선배들이 얼마나 힘들게 성년기에 접어들었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 비참한 날들과 자신의 호화로운 날들을 비교해 보면 거의 거지와 황자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천겁이 떨어지자 당염원의 눈앞에 지연백화와 옥수빙화가 떠올랐다. 냉담한 두 눈이 그녀를 잿더미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 난 천겁을 매섭게 바라보았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