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화. 연적이 다시 대치하다 (2)
당염원의 눈동자에 약간의 의아함이 스쳤다.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몸에서는 유백색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화염의 열기는 그녀를 감싸고 있는 맹물 덩어리를 잠깐 멈칫하게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 물은 이 무시무시한 천지영화의 불꽃에도 쉬이 마르지 않았다.
당염원은 자신의 몸에 달라붙어 있는 이 수막이 만만하지 않다는 걸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몸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은밀히 그녀의 몸속으로 침투하려고까지 했다.
자신의 몸에 대한 집착이 심한 당염원의 마음속에 곧 분노가 솟구쳤다. 늘 무표정하던 얼굴도 몹시 싸늘하게 변했다. 그녀의 두 손에서 벽락 12장 중 3장에 해당하는 연단 몇 갈래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옥수빙화와 지연백화가 층층이 더해졌다. 이 두 가지 불꽃은 그녀의 정밀한 통제 아래에서 조금도 서로를 배척하지 않았다.
당염원의 몸에 달라붙어 있던 수막은 순식간에 얼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쩌저적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으로 갈라졌다.
“악!”
여인의 놀란 듯한 비명소리가 울렸다. 산산이 조각난 수막 조각들은 재빨리 당염원의 곁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곧 다급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경홍선자께선 과연 대단하시군요. 방금 제가 조금 미움을 산 것 같은데, 경홍선자께서 부디 탓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패배를 인정하겠습니다.”
수막 조각들이 점점 모습을 갖추어 갔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아까의 추수선자 이완추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이완추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태도는 매우 진실했다. 그 모습은 마치 물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그녀가 이미 패배를 인정했으니 당염원이 막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아까 당염원의 몸 안으로 침투하려고 했던 이완추의 행동은 당염원으로 하여금 그녀를 향한 살의로 가득 찰 정도로 분노하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놓아줄 정도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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