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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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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화. 사릉고홍의 독점욕 (3)

429화. 사릉고홍의 독점욕 (3)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는 무은숲 사릉 가문의 사련에서 당염원의 사소한 일을 조금 도와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그 일로 당염원과 인연을 맺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이 거래는 어떻게 보아도 그가 이득인 셈이었다.

게다가 당염원은 그에게 나중에 단약을 조제해 주겠다고 약조하기도 했다.

이 점을 떠올리자 주선의 얼굴에 감출 수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번언은 몹시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는 주선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아주 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얼굴에 감정이 드러나는 걸 감출 수 없을 정도로 기쁜 일이라니, 주선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 정도라면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

번언이 팔꿈치로 주선을 툭 건드렸다.

“대체 뭐 얼마나 좋은 일이 생각났길래 기쁨을 얼굴에 감출 수 없을 정도인 거야?”

주선이 눈을 가늘게 뜨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뭐 별건 아니고, 그저 당염원이 예전에 내게 단약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조했던 일이 떠올랐을 뿐이야.”

처음 들었을 때 번언은 그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당염원이 가진 천부적인 재능과 약을 조제하는 기술을 떠올렸다. 아직은 이 약조가 그리 큰 이득이라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당염원이 성장을 거듭할수록 이 약조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지게 될 터였다. 심지어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다고도 할 수 있었다.

번언이 무표정한 얼굴로 주선을 노려보았다.

“녀석, 운도 좋지.”

주선은 여전히 겸손한 모습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 지었다.

“칭찬 고맙네.”

번언이 눈꺼풀을 치켜올렸다. 그는 순간 몇 장의 부적을 꺼내어 주선의 겸손한 얼굴을 호되게 때려 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들의 이런 반응은 지금 모용건화와 당염원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원한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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