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화. 사릉고홍의 독점욕 (3)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는 무은숲 사릉 가문의 사련에서 당염원의 사소한 일을 조금 도와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그 일로 당염원과 인연을 맺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이 거래는 어떻게 보아도 그가 이득인 셈이었다.
게다가 당염원은 그에게 나중에 단약을 조제해 주겠다고 약조하기도 했다.
이 점을 떠올리자 주선의 얼굴에 감출 수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번언은 몹시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는 주선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아주 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얼굴에 감정이 드러나는 걸 감출 수 없을 정도로 기쁜 일이라니, 주선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 정도라면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
번언이 팔꿈치로 주선을 툭 건드렸다.
“대체 뭐 얼마나 좋은 일이 생각났길래 기쁨을 얼굴에 감출 수 없을 정도인 거야?”
주선이 눈을 가늘게 뜨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뭐 별건 아니고, 그저 당염원이 예전에 내게 단약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조했던 일이 떠올랐을 뿐이야.”
처음 들었을 때 번언은 그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당염원이 가진 천부적인 재능과 약을 조제하는 기술을 떠올렸다. 아직은 이 약조가 그리 큰 이득이라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당염원이 성장을 거듭할수록 이 약조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지게 될 터였다. 심지어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다고도 할 수 있었다.
번언이 무표정한 얼굴로 주선을 노려보았다.
“녀석, 운도 좋지.”
주선은 여전히 겸손한 모습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 지었다.
“칭찬 고맙네.”
번언이 눈꺼풀을 치켜올렸다. 그는 순간 몇 장의 부적을 꺼내어 주선의 겸손한 얼굴을 호되게 때려 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들의 이런 반응은 지금 모용건화와 당염원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원한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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