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화. 성자의 출현과 사법자 신희 (1)
곧 다시 광단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걸승, 여인을 죽이고 영해에서 천성본원(天聖本源)을 빼앗아. 그런 다음 내가 법술을 부리는 틈을 타서 돌아와.”
만약 이 법술이 도중에 파괴돼 흩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었다면, 그리고 당염원 일행이 있는 곳을 그 자신이 일시에 장악할 수 있었다면, 그는 못 미더운 걸승에게 손을 쓰라고 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자신이 직접 이곳으로 와서 손을 썼을 터였다.
“네?”
걸승은 상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 한참 동안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뒤늦게 당염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자는 내가 이 여인을 죽이길 바라요?”
“맞아.”
빛 덩어리 반대편의 사람이 느릿하게 말했다. 그는 걸승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걸승이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들은 건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리고 걸승은 기어코 그를 실망시켰다.
둥그런 머리가 발랑고(*撥浪鼓: 자루가 달린 대틀에 가죽을 대고 양쪽에 구슬을 단 것으로, 좌우로 흔들면 땡땡 소리가 남)처럼 흔들렸다. 그리고 다급하면서도 진지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여인은 성자와 마찬가지로 천성의 본원을 가지고 있어요. 비록 성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실력이지만 몸에 가지고 있는 본원은 올바르고, 게다가 성자의 것보다 훨씬 더 순수해요! 그 말은 이 여인이 진정으로 성자를 계승할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그러니 난 절대 여인을 죽일 수 없어요!”
비록 걸승의 말은 앞뒤가 다 잘려있었지만 총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에서 중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걸승의 말을 통해 사람들은 지금 빛 덩어리 속 목소리의 주인이 당염원과 같은 종류의 본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본원은 천성본원이었다. 이는 마치 황위를 다투는 것과 같았다. 결국 황좌는 단 하나뿐이었고, 당염원과 이 빛 덩어리 속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황위를 다투는 경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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