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화. 괴보의 각성, 인재 혹은 부잣집 도련님 (3)
“좋다.”
연상미는 생각을 거두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당염원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도대체 왜 북명에서 나가려고 하는 거니? 만약 네가 그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은 거라면, 어미도 너에게 더는 물어보지 않으마.”
사실 궁근묵이 정말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녀로서는 들을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 때문이든 요즘은 상황이 너무 흉흉하다. 북명을 나가는 건 결코 허락할 수 없어. 금단을 돌파하게 된다면 그때 가서 가주와 한번 상의해 보도록 하마.”
연상미는 좀 더 부드러운 말투로 궁근묵을 달래며 말했다.
“이것도 결국 너를 위해서란다. 게다가 금단 돌파까지도 마지막 한 단계밖에 남지 않았잖니. 그때 이곳을 나가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그리고 오십 년 후면 선원 신세대 간의 최강자전이 열리지 않니. 그때가 되면 네가 나가지 않겠다고 해도 우린 너의 등을 떠밀 거란다. 하하.”
궁근묵은 말없이 연상미를 한 번 보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옷깃이 목 위까지 올라온 긴 장포와 너른 소매가 그의 뒷모습을 더욱 청아하고 우아하게 돋보여 주었다.
“휴.”
연상미는 입을 떼고 무어라 말을 더 하려 했지만 끝내 한숨만 내쉬었다. 그러곤 궁근묵을 따라 함께 떠난 중년의 사내를 향해 전음입밀로 말했다.
「엽기, 근묵을 잘 타일러 주시게. 지금의 근묵에겐 수련이 가장 중요해. 쓸데없는 일에 마음을 두지 않도록 해 주게나.」
엽기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말이 없었다.
누각을 나서고 정원까지 벗어났지만, 주위의 바닷물은 궁근묵의 몸에 조금도 젖어들지 않았다.
“네게 뭐라고 했지.”
그때 궁근묵이 침묵을 깨고 말했다.
엽기는 망설임 없이 연상미가 방금 한 말을 반복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더냐?”
궁근묵이 물었다.
엽기는 일관된 표정으로 공손하고 평온하게 말했다.
“저는 태자의 사람입니다. 오로지 태자의 명만 받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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