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화. 단 한 번의 기회
“기드온…….”
베라의 입술이 떨렸다.
“기드온……, 정말로 당신이군요…….”
베라는 여전히 자신의 몸을 구속하고 있는 어둠의 마력이 두렵지 않았다. 그의 얼굴을 매만지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는 베라의 눈시울이 조용히 흠뻑 젖어 들었다. 기드온의 눈이 심연보다 더욱 새까만 어둠으로 검게 변했다는 사실도 그녀에게는 두렵지 않았다.
검은 안개가 그의 몸을 에워싸고 있었다. 상반신에 걸친 옷은 갈기갈기 찢어져 그가 걸친 것이라고는 바지뿐이었다. 검게 물든 혈관은 피부 위로 솟아올라 마치 문신이라도 한 것 같았다. 그는 지옥 그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로 보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인형처럼 제게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기드온의 모습에 베라는 심장이 저렸다. 자신을 떠난 그는 어떤 고난을 겪은 것일까? 무엇인지는 몰라도 끔찍하고 역겨운 일이었음이 틀림없었다.
마력이 버겁게 조여들자, 베라는 금세 숨을 쉬기도 어려워졌다.
“저예요, 기드온……. 베라, 당신의 반려예요. 당신 아내라고요. 절 몰라보겠어요?”
베라는 자신의 목소리가 그에게 닿기를 바라며 간절히 속삭였다. 가늘게 떨리는 손은 여전히 그의 얼굴 근처에 머물고 있었다.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도 베라는 찢어질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고작해야 며칠 전이었지만, 몇 달이 넘게 지나간 것만 같았다.
천천히 다가간 손이 마침내 그의 얼굴에 닿으려던 순간, 갑작스레 그녀의 눈앞이 흐려지더니 몸이 저만치 멀리 밀려났다.
베라는 그대로 세차게 땅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추락의 충격 때문에 베라는 끙끙거리며 신음했지만, 애써 고개를 들어 기드온을 바라보았다. 그는 낮게 그르렁거리며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베라는 힘겹게 몸을 수습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를 밀어낸 것이 바로 그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가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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