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3화. 새로운 전신의 탄생
상위는 앞쪽에 보일 듯 말 듯 한 설역천잠실과 갑자기 산비탈에 숨어 더는 앞으로 다가오지 않는 흑풍 기병을 보며 과감한 추측을 펼쳤다.
저 소년은 내 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어!
그런데 어떻게 알았을까?
남궁 가주도 상위가 설역천잠실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저 소년은 대체 누구이며 어떻게 나를 이렇게 잘 알 수 있을까?
그러나 더 깊은 생각을 하기도 전에 뒤쪽에서 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흑풍기의 공격은 탐낭취물(探囊取物, 아주 쉽다)이나 마찬가지였고, 이러다가 대군은 전패를 맞을 것 같았다.
“어서 설역천잠실을 끊어버려!”
그가 부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이 보물은 쉽게 해체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물로도 불로도 침습이 안 되고, 도나 창으로도 가를 수 없었다.
게다가 혹시 몰라서 옭매듭으로 묶어놓았다!
나무 기둥마저 특별히 제작한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감옥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상위는 골치가 아팠다.
그리하여 부장에게 지시를 내려 어떻게 해서든 설역천잠실을 풀어버리라고 했다.
물론 그도 양쪽으로 에돌아서 산비탈 뒤에 숨어 있는 흑풍기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곳이 그가 선정한 가장 좋은 사냥 지점이었다……. 양쪽이 모두 호수였던 것이다.
어떻게 에돌아갈 것인가?
잠수?
상위는 몰려오는 어지럼증을 참으며 장검을 뽑아 들었다.
“기병은 명을 듣거라! 나를 따라 출전한다!”
“전차 준비! 궁전수 준비!”
전차와 궁전수는 기병을 상대하기에 좋은 수단이었다. 다만 전차는 움직이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먼저 흑풍기와 힘으로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상위는 가장 앞에서 달리려고 남궁가의 기병과 보병 사이를 뚫고 지나갔다.
남궁가의 대군은 약한 병력이 아니었다. 이들은 헌원가의 훈련방식으로 병사를 훈련 시켰다.
그러나 이런 우세에도 진정한 헌원 대군을 만나면 일격에도 못 미치는 약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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