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407화. 황제의 태도

407화. 황제의 태도

정 태비는 멍한 모습으로 선실에 앉아 있었다. 옆에 놓인 작은 탁자 위에는 검은색과 하얀색의 병이 쓰러져 있었고, 입구에서 알약이 흘러나와 흩어져 있었다.

“어머나! 약이 왜 쏟아졌어요! 얼마나 비싸게 주고 산 것인데! 이제 사려고 해도 없단 말입니다!”

채 유모는 들어오자마자 약을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약을 담으면서 곁눈으로 정 태비를 바라보았다. 넋이 나간 채 앉아 있는 정 태비를 바라보며 채 유모는 아까 봤던 황제의 표정이 떠올라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태비 낭랑! 혹시…… 폐하가 알게 되었습니까?”

정 태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먹을 꽉 쥔 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

채 유모는 정 태비를 너무 잘 알았다. 정 태비의 모습을 보고 상황을 알아차린 그녀의 안색도 하얗게 질려버렸다.

“발견한 것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그렇다면…….”

뭐겠어? 약발이 떨어졌거나 약을 잘못 먹였겠지?

둘 중 어느 쪽이든 그 결과는 심각했다.

예전에 그 일이 있고 나서 황제와 낭랑은 사이가 멀어질 뻔했다. 다행히 약물을 써서 황제의 머릿속에서 낭랑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어렵게 지워버렸고, 낭랑과 사이도 다시 좋아졌다. 만약 황제의 기억이 돌아왔다면…… 돌아온 것이라면!

* * *

“위 공공.”

조회가 끝난 후 황제는 가마에 앉아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짐이 잊어버린 일이 있느냐?”

“네?”

위 공공은 가마 옆에 서서 황제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폐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짐이 기억하면 너에게 물었겠느냐?”

황제가 냉랭하게 답했다.

“아…….”

그런데 무슨 말을 하는지 정말로 모르겠는데?

황제는 눈살을 찌푸리며 미간을 꾹꾹 눌렀다가 다시 관자놀이를 눌렀다. 큰일을 하나 잊어버린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폐하, 암당으로 가시렵니까?”

위 공공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짐이 왜 암당에 가야 하느냐?”

황제가 불쾌한 듯 되물었다.

Locked Chapter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