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화. 논리가 통하지 않다
장 태후의 목에 난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 고교는 오후에 또 궁에 들어갔다.
그리고 어화원을 지날 때, 화청궁에서 건너온 황제와 우연히 부딪혔다.
황제는 그녀를 보자 다시 눈빛을 반짝였다.
어제 싸운 것은 싸운 것이고, 오늘은 화해해야지.
그런데 고교는 그를 쳐다도 보지 않고는 고고하게 다른 길로 가버렸다.
황제는 그런 고교를 보고 멍하니 서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위 공공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오던 정 태비가 그 장면을 보고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
“조금 전에 고씨 아가씨 아닌가?”
“네, 맞습니다.”
위 공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 공공이 고교에게 정체를 들켜버린 이유가 바로 정 태비를 보러 갔을 때, 고교도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공공의 신분을 감출 수 없게 되었으니 황제의 신분도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어쨌든 정 태비도 고교를 본 적이 있으니 상대를 알아보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갑자기 정 태비가 다시 물었다.
“어제 입궁하여 나를 치료해준 의원이 혹시 고씨 아가씨인가?”
“아…… 네.”
위 공공이 어색하게 웃자, 정 태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폐하가 정말 고씨 아가씨를 많이 예뻐하는가 보네.”
“의술이 뛰어나고 머리도 비상하여 폐하가 매우 중히 여깁니다.”
위 공공은 ‘중히’라는 말을 유난히 강조하며 그들이 남녀 사이의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때, 황제는 마치 싸움에서 진 닭처럼 풀이 죽어 돌아와서는 정 태비를 보고 담담하게 말을 건네었다.
“모비, 정자에 가서 좀 앉으시지요.”
둘은 시원한 정자에 앉았고, 위 공공이 차와 간식을 올렸다.
정 태비는 눈살을 찌푸린 채 웃으며 황제에게 말했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