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화. 복수
민간에서 흔들다리가 끊어졌다는 사실이 떠돌자, 후궁도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숙비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고근유를 궁으로 불렀지만, 올해는 부르지 않았다.
고근유가 매화원에 도착해 요 씨와 고교가 사이좋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지만, 애써 웃는 얼굴로 다가갔다.
“어머니, 언니!”
요 씨는 고근유가 얇은 옷을 입을 것을 보며 말했다.
“날도 추운데 어째서 이렇게 얇게 입고 나왔니? 하인들은 뭐 하는 거야?”
고근유는 활짝 웃었다.
“어머니와 언니를 볼 생각에 급하게 나오느라 잊어버렸어요.”
요 씨는 하인을 불러 고근유에게 망토를 가져다주라고 했다.
고근유는 고교를 바라보며 살갑게 말했다.
“언니, 매화꽃을 좋아해요?”
“응.”
고교가 대충 답했다.
“그럼 몇 송이 꺾어다가 꽃병에 담아드릴게요.”
“괜찮아.”
진짜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정원을 한참 걷던 요 씨는 힘들다며 멈춰선 다음, 두 사람에게 말했다.
“나는 정자에 앉아 있을 테니, 너희 둘은 계속 걷거라.”
고근유는 고교가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거절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고교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본 고근유는 의아했다.
이 언니가 오늘 약을 잘못 먹었나?
고근유는 고교의 진심이 의심스러웠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고교는 잠시 걷다가 매화원을 빠져나갔다.
“언니, 어디 가고 싶으세요?”
고근유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무데나.”
고교의 답을 듣는 순간, 고근유는 우월감을 느꼈다.
“정안후부는 매우 큽니다. 예전에 어떤 왕의 거처였다고 하더군요. 그 후에 선황이 조부님께 하사한 집이라 합니다. 조부님은 저 앞의 어장을 가장 좋아하셨어요. 언니, 가볼래요?”
“응.”
고교가 의외로 말을 잘 따르자, 고근유는 더 어리둥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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