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7화. 원수, 오랜만이에요
그녀의 입술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부드러웠다. 처음에는 그저 가볍게 닿기만 하고 멈추려 했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그의 입맞춤에 고교가 깨어났고 몽롱한 상태에서 ‘음’ 소리를 냈다.
무의식적인 자극이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그는 하마터면 그녀의 웅얼거리는 소리에 무너질 뻔했다.
그는 간신히 욕망을 참고 그녀를 놓아주었지만 거친 숨이 멈추지 않았고, 호흡이 급해졌다.
수면 캡슐 안의 빛이 어둡지 않았다면, 고교가 많이 취하지 않았다면,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는 것을 고교가 눈치챘을 것이다.
고교는 몽롱한 두 눈으로 자기 가까이에 있는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다가 가느다란 손으로 뜨거운 그의 볼을 매만졌다. 그리고 취기 어린 말투로 말했다.
“응? 꿈에 나타난 거야?”
그녀는 볼을 만지고, 만지고 또 만졌다.
교부는 그녀의 자그마한 손이 자신의 얼굴을 함부로 만지도록 내버려 두었고, 천천히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녀는 술에 취했다. 이럴 때 그녀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며 바른 자세로 누웠으나 고교가 그의 옷자락을 잡고는 무섭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왜 이러는지 영문을 알 수 없어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이 정도로 취했으면 잠이 들어야 하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별하는 것 같았다.
“아니…… 이건 꿈이 아니야…… 몰래 저한테 뽀뽀했어요?”
그녀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고,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여긴 내 수면 캡슐이야. 네가 먼저 누웠잖아.”
고교는 눈을 깜빡거렸다. 알코올 작용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머리가 여전히 윙윙거렸고, 말도 안 되는 이 논리가 납득이 되었다.
아니, 그래도 이상해.
“수면 캡슐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녀가 정색하며 말했다.
“나 잠자리 가려.”
세상 물정 모르는 고교는 성공적으로 그의 말에 꾀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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