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5화. 총애
고교는 짜증이 났지만 하는 수 없이 돼지 피부색에 연꽃무늬가 들어간 추하고 촌스러운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모래사장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시야는 그녀의 차림을 보고 하마터면 사례가 걸릴 뻔했다.
이, 저거 우리 할머니 수영복을 훔쳐 온 거 아니야?
수영복을 보는 순간, 할머니가 데이트하는 현장을 잡으러 온 줄로 착각했다.
고교는 몸매가 좋았으며 열다섯 살치고 발육 상태가 좋고 군살도 없었다.
육감적인 몸매에 허리는 잡기만 해도 부러질 것 같았고, 다리는 가늘고 길었다.
하얀 피부는 마치 아름다운 옥 같았으며 오른쪽 발목에 ‘타락 천사’ 문신이 있어 흰 다리가 유독 빛나 보였다.
학생은 문신할 수가 없었기에 고교가 일부러 붙인 것이었다.
시야는 눈이 다 휘둥그레졌다.
해안가가 훤히 내다보이는 로얄 스위트룸에서는 교부가 선글라스를 끼고 햇빛이 쨍한 발코니에 서 있었다.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으로 와인 잔을 들고는 위험한 눈으로 제멋대로 놀고 있는 고교를 지켜보았다.
촌스러운 옷도 고교의 하얀 피부와 뛰어난 미모를 가릴 수 없었다. 시야만 그녀에게 반한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꽤 있었다.
고교는 서핑하느라 정신이 없어 그들과 대화를 할 겨를이 없었다.
시야는 서핑을 처음 해보는 고교에게 동작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었고, 소년과 소녀 사이에 청춘과 연애의 기운이 풍겼다.
“거슬려.”
교부가 와인을 마시며 말하자,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비서의 어리둥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가 거슬려요?”
교부는 좋아서 고개를 젖히며 웃는 고교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니야.”
고교는 뭐든 빨리 배우는 편이었고 서핑도 마찬가지였다. 한 시간이 지나자 시야보다 더 잘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야는 너무 지쳐서 서프보드를 안고 백사장으로 가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칠 줄 모르는 고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치 신이 난 참새처럼 움직였고,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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