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화. 형언할 수 없는 기분
요진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헌원기가 창가에 앉아 손수건으로 조심스럽게 낭아양(狼牙鑲) 목걸이를 닦고 있었다.
이 목걸이는 헌원기가 늘 지니고 다니는 물건인데 이미 수십 년을 걸고 다녔다. 첫 번째 암영지주가 그의 생일에 선물한 것이라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
요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버지, 저 돌아왔어요. 죄송해요. 번거로운 일이 좀 생겨서요. 걱정 많으셨죠?”
현원기는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요진이 목걸이를 빼앗아가기라도 할 것처럼 다급하게 챙겨 넣었다.
요진은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숨기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훔칠 일도 없는데.”
헌원기가 코웃음을 쳤다.
“누가 알겠니.”
요진은 어안이 벙벙했다.
“걱정 안 했다.”
헌원기의 담백한 대답에 요진은 흠칫 놀랐다. 그리고 그의 첫 번째 말에 대한 대답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는 의아했다.
“제가 사흘이나 사라졌는데 걱정을 안 하셨다고요?”
헌원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경아 말로는, 네가 마누라를 쫓으러 갔으니, 내게, 찾지 말라고 하더구나.”
요진은 기가 막혔다.
상관경 너 나와. 때려죽이지는 않을게!
헌원기는 무공이 너무도 뛰어나 술에 취했다가도 대번에 깨어났다.
요진이 사라진 것을 알고는 찾아가려 했으나 상관경이 얼른 다가가 이런 되지도 않는 말로 헌원기를 속였다. 그리고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헌원기를 다시 술에 취하게 했다.
“내, 며느리는?”
헌원기가 기대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요진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
* * *
유월 이십이일, 사흘 동안 경성 유람을 마친 정공과 상관경이 드디어 공주부로 돌아왔다.
마차에서 내린 정공이 곧장 난정원으로 달려갔고, 상관경은 그를 말리지도 못했다.
총총 달려가는 정공의 뒷모습을 보며 이미 탈진할 정도로 힘이 풀린 상관경은 피곤한 듯 한숨을 내뱉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동생.”
고작 사흘 만에 상관경은 넋이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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