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화. 세아(洗儿)
임근용이 천천히 말했다.
“내가 지켜보고 있잖아.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고, 입은 무겁게 하고, 주종을 잘 구분하면 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앵두가 눈을 깜빡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알아요.”
임근용이 냉담하게 말했다.
“그럼 설명해 봐.”
앵두가 조심스럽게 임근용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는 건, 혼자서 독단적으로 생각해서 행동하지 말고 결정할 수 없는 일은 아가씨에게 물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입을 무겁게 하라는 건 말이 집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고 말을 삼가라는 뜻이에요. 주종을 잘 구분해야 한다는 건 노비의 주인은 아가씨시니 언제나 아가씨를 첫 번째로 두고 다른 사람은 그 다음이라는 뜻이에요.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노비가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다시는 실수하지 않을게요. 전에는…… 그렇게 하는 게 아가씨를 위하는 거라고 착각해서 그런 어리석은 실수를 했던 거예요.”
“과거 일은 얘기할 필요 없어.”
임근용이 쌍복과 쌍전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도 잘 들었어? 다 알아들었니?”
쌍복과 쌍전이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아들었어요.”
“그럼 그만 가 봐. 앵두 네가 이 집안을 다스릴 마마가 될 수 있는 아이인지 아닌지 내가 지켜볼게.”
이제 와서 또 새로운 사람을 데려오는 건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이미 익숙한 이 아이들보다 나을 것도 없었다. 조만간 손을 떼야 한다면, 차라리 하루라도 더 빨리 손을 떼는 편이 나았다. 그녀는 곁에서 지켜보다 잘못된 걸 발견했을 때 즉시 바로 잡아주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임근용은 지친 듯 눈을 감았다. 진인사대천명(尽人事知天命)이라 하지 않던가! 그녀는 최선을 다했고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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